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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Aug 27. 2016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사람
영원을 순간처럼 사는 사람

#168.

순간에서 영원으로...

우린 오직 순간에만 살 수 있다.

한 찰나 앞설 수 없고

뒤 따라갈 수도 없이

오직 순간에만 존재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은

현상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머리가 추상화한 관념일 뿐이다.

영원은 순간 속에 담겨 있다.

순간은 영원으로 가는 길이다.

바닷물 한 방울에

온 바다가 담겨 있듯이

공기 한 줌에

대기가 숨 쉬듯이

그렇게 순간과 영원은 하나이다.

우린 그렇게 영원이 담긴 순간을

고작 이백 년도 안 되는 인생을 위해

포기하거나 희생한다.

삶의 본질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생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책임하거나 무도할 가능성이 높다.

영생을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순간을 영생처럼 중하게 쓴다.

우리에게는 조건 붙지 않은 시간이

너무도 공평하게도 주어진다.

우린 그 시간을 영원처럼 쓸 수도 있고

순간처럼 날려 버릴 수도 있다.

우린 그렇게 같기도 하고

또 다르게 살아간다.


누군가는 바빠서 죽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지루해서 죽겠다고 하죠.

어떤 이는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아쉽다고 한탄하고

어떤 이는 긴 고통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 달라고 애원하죠.


우리는 같은 시간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다르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많은 것을 가진 욕심 많은 노인은 영원히 살기를 바랄 것이요

가진 것 없이 희망마저 저버린 청년은 빨리 죽기를 바랄 거예요.


우리는 삶을 재물이나 권력 등

몇 안 되는 기준으로 판단해 버리고 말죠.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삶을 무엇이라 판단하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살다가는 이 생이 과연 처음이자 마직막인 삶일까요?

이 생만 끝나면 모든 게 끝날까요?

죽으면 모든 게 꿈도 없이 잠든 순간처럼 꺼져버릴까요?


저는 아니라고 봐요.


윤회를 하든, 천국에 가든 저는 그런 것엔 관심이 없어요.

다만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마음으로 담는 그 무엇은

내 육신이 다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기 때문이죠.


하여 이 생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한 번 보고 다시는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도

마음과 물질의 빚을 남기려 하지 않지요.

다시 찾지 않을 장소라도 사사로이 더럽히지 않으려 하죠.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무도한 언행을 하지도 않아요.

어딘가에는 기록되고 누군가가 보고 있을 것이고

영원히 내 의식을 따라올 것임을 알기에...


삶의 스펙트럼이 짧을수록 사람은 무도해지고 극악해지죠.

죽음이 목전에 당도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짐승보다 더하게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발악하죠.


인생을 정리하고 내생을 준비하는 마음 비운 노인은

한 없이 자애롭고 수고롭지 않은 마음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죠.


여러분은 삶을 어떻게 규정하시나요?

순간이라고 생각하세요?

영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순간을 영원처럼 살든

영원을 순간처럼 살든

그것이 여러분의 인생을 규정 지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타포의

근원임을 잊지 마세요.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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