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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Aug 26. 2016

부모에게 배우는 못된 것들.

#167.

아이는 부모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닮아간다.

아이 인생의 첫 번째 배신도 부모에게 당한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내게 준 가르침과 부모의 언행이 어긋남을 본다.

삶의 의미는 물질에 있지 않으니

큰 꿈을 품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하지만

늘 돈 때문에 죽겠다는 말만 되뇐다.

세상의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을 모두 자기 소유물로 두려 한다.

하다못해 빨간 불이면 건너지 말라고 윽박지르면서

자신은 당당히 빨강을 건너 내고 만다.

그렇게 아이는 세상이 거짓임을 배워 나간다.

그렇게 아이는 오염된 어른으로 키워진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오염된 일들을 벌이고 있다.

우린 그런 고위공직자나 재벌들을 욕하며

내 자식들은 꼭 그런 자리에 가기를 바라며

형편에도 없는 돈을 들여 과외를 시키고 유학을 보낸다.

그런 자식들은 자라나 그 잘난 교육을 받아

지금 보다 더 큰 도둑이나 전문적인 강도가 될 것이다.

좋은 명함을 파서 금장된 케이스에 넣어 뿌리면서 말이다.

그런 자식의 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아이의 과외비로 자신의 영혼을 치료할 수 있는

교육을 스스로 받거나 병원을 다녀야 한다.

그리고 온 마음과 평생의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삶의 전형과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가르침이다.

또 대입 수능이 오르락 거리는 시기다.

이 시대 부모로 산다는 건

어찌 보면 자녀를 급변하는 사회에 최적화된

전문 도둑과 강도로 키우는 역할이 아닐까 싶다.

아니었으면 정녕 아니라면 좋겠지만 말이다.


부모의 역할 중에 가장 큰 것이 교육이 아닐까 싶어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물질적으로도

가장 많은 헌신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의 교육에 몰입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삶 전체를 자녀 교육에 몰빵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렇게 좋은 대학에 가면 끝인가요?

다음은 좋은 직장, 좋은 직업을 갖게 하려고 혈안이 되죠.

유학과 연수를 보내고 눈에 띄는 경험을 돈으로 만들어 주죠.

그렇게 자란 사람들이 지금 사회 곳곳에 한 자리씩 잡고 있는

소위 리더? 들 아닌가요?


모범생으로 칭찬받으며 어려운 일, 더러운 일들은 보지도 못하게

곱디곱게 키운 그 리더들은 지금 이 사회에 어떤 존재들인가요?


우린 그런 사람들을 씹어 먹을 듯 욕하고 분노하며 경멸해 버리죠.

그리곤 우리의 자녀를 그들보다 더한 사람으로 교육시키고 있죠.

있는 것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말이에요.

아닌가요?


남들이 그렇게 하니 나도 어쩔 수 없다고요?

그럼 최소한 부패한 고위공직자나 갑질 하는 사람들을

욕하지 말고 존경해 주세요.

세상이라도 좀 조용하게 말이에요.


남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죠.

남의 자식이 하면 죽일 일이고

내 자식이 하면 불가피한 일이 되죠.

그걸 또 자식에게 가르치고 있죠.

너는 당하지 말고 살라고 말이죠.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데도 멈출 줄 모르죠.


자녀를 존중한다면.

그 자녀를 세상에 태어나게 만든 장본인들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그들에게 최소한의 선택권은 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 체면, 내 욕심에 맞는 애완견 같은 자녀로 키우고 싶지 않다면

좋은 자리에서 버러지 만도 못한 짓거리를 하는 허울 좋은 리더로

키우고 싶지 않다면

최소한 사람의 자식으로 부끄럽지 않은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

그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하죠.


세상을 욕하고 탓하기 앞서

내가 희생하고 내가 앞장서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올 겨울도 역시나 추울 것 같은 한 여름에.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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