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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Aug 31. 2016

마음 보는 법

#171.

마음 볼 수 있는 현미경이 있다면?

마음 잴 수 있는 온도계가 있다면?

마음 아플 때 먹는 디카페인 약이 있다면?

내 마음이 되었든 남의 마음이 되었든

우리는 늘 마음에 울고 웃는다.

마음 때문에 지옥과 천국을 맛보기도 하고

마음 덕분에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형체도 없고 값도 없는 마음에

우리네 삶은 흔들리고 끌려 다니기 십상이다.

누군가는 늘 깨어 있으라고 한다.

하여 늘 마음을 관찰하라고 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구체적이지 않다.

늘 깨어 마음을 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후회, 불안, 혼란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 있다면

지금 마음은 본래 마음이 아닌 마음이다.

설렘, 기쁨, 충만과 같은 긍정적인 느낌이 있다면

그 마음도 본래 마음이 아닌 마음이다.

본래 마음은 그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때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생의 대부분의 시간은

이런 아무 생각도 없이 지나가는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 사이사이에 어떤 점처럼

기쁨과 슬픔의 일들이 이벤트처럼 콕콕 점을 찍을 뿐이다.

가시에 찔리기 바로 전까지 우리는 행복한 상태였다.

무언가 고통이 찾아왔을 때는

그 전의 우리가 행복했음을 알려 주는 하늘의 신호다.

부정을 멀리할 것도 없고

긍정을 쫒아갈 것도 없다.

부정이 오든 긍정이 오든

그저 한 자리에서

드나드는 감정을 바라보며 여여할 때.

그때가 진실한 시간이며 행복의 시간이며

깨어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떤 생각과 감정이 느껴진다면

그건 본래 마음이 아닌 상태라는 것을 알아채면 된다.

그때는 수고한 마음 내려놓고

오가는 마음 붙잡거나 담으려 하지 말고

그저 강물 보듯 모든 것 하늘에 맡기고

잔잔한 미소로 찾아든 마음 배웅해 주면 그만일 일이다.


우리네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무얼까요?

제 생각에는 물질적인 부분은 돈일 것 같고

비물질적인 부분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지요.

목숨과도 같은 사랑으로 맺어진 배우자의 마음도

본인이 낳은 자식의 마음도 얻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살죠.


그래서 그 마음에 울고 웃으며 마음에 끌려 다니며 살아가죠.

그게 우리네 삶의 모습이죠.


이런 생각 많이 해봤어요.

내 마음 내가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실수는 줄이고 보다 현명한 선택으로

나와 남에게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 말이에요.


그러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삶을 조금은 온전히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요.

별 특별할 것도 없고 대단한 수행이 필요하지도 않지요.

그저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 방법이죠.


누군가는 명상을 통해서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묵상이나 기도와 같은 종교의식을 통해서 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냥 일상에서 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한답니다.


마음에는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수도 없이 오고 가죠.

그럼에도 흔적이 남지 않죠.

구름 지나간 하늘처럼.

그게 본래 마음의 속성이죠.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그게 본마음이에요.


그럼 수도 없이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은 무엇일까요?

그건 그저 나를 이끄는 힘을 가진 에고라는 녀석의 것이죠.

에고라는 녀석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히려 다독거리고 친절하게 대해 줘야 할 존재죠.

그 에고 덕분에 내가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에고에게 아주 안 좋은 면이 있어요.

그건 감정이나 생각을 쫓아다닌다는 거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든 긍정적인 감정과 생각이든

쫓아다니다 보면 행복과 지혜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어요.


행복과 지혜의 자리는 늘 마음 한가운데 있지요.

움직이지 않는 그 어느 지점에 선명히 있어요.

그 자리를 벗어나면 가지 떠난 포도처럼 시들고 썩어 없어지죠.


우리의 본마음은 그렇게 우리 마음 한가운데 있답니다.

그곳에서 신이 허락한 권능과 지혜와 함께 있답니다.

그 마음을 깨달아야 하죠.

그 마음을 만나야 하죠.


생겨나고 스러지고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는

감정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들여다보고 있는 본마음이 느껴지죠.

내가 눈을 감아도 무언가를 보여주고

꿈을 꿀 때도 무언가를 만들어 꿈속을 채워주고

생각을 할 때도 무언가를 그려주는

그 존재 말이에요.


어렵나요?

그렇지 않아요.

오늘부터 연습해 보아요.

내 마음을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그저 바라보는 연습을.

그 연습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여러분은 놀라운 세상을 만날 수도 있어요.

그 놀라움에는 세상 근심 모두 날리고도 남을

무언가를 보석처럼 간직하고 있지요.


마음에 보석처럼 빛나는 본마음을 만나시길

두 손 곱게 모아 간절히 기원해 보는 아침입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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