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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12. 2016

세상에는 사연이 있다.

#186.

세상 모든 것에는 사연이 있다.

고운 꽃에도 힘겨운 사연이 있고

둥근달에도 거친 사연이 있다.

말 못 할 내 사연이 있고

안타까운 남 사연이 있다.

시간에도 사연이 흐르고

공간에도 사연이 묻혀있다.

그렇게 사연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실마리.

성숙해져 간다는 것은

세상이 숨겨놓은 사연 읽을 수 있는

여유와 인내를 기르는 것.

애꿎은 어려움이 닥쳐와도

날카로운 배신의 칼부림을 당해도

알몸으로 세상 시선 다 받아내야 할지라도

그 모든 것에는 사연이 녹아 있음을 알아

눈물로 웃음으로 마음으로 읽어 가는 것!

그것이 삶의 요체 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닥치는 어떠한 상황에도

그 현상 속에 숨어있는 원인을 살펴보는 여유.

그 여백에 세상이 숨겨 놓은 신비한 힘이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이 세상에 나온 목적은

세상 사연들 속에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일 수도...

내가 세상에 나온 것도 사연이 있을 것이고

다시 돌아갈 세상이 있다는 것도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연 속에 숨겨진 사연을 찾아야 한다.

오늘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굳이 나에게 왔을까?

지난 봄사연 품은 꽃 차 한잔 우려내며

환한 아침을 맞이해 본다.


"다 뜻이 있겠지..."

제가 자주 쓰는 혼잣말이네요.

머리로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생기거나

어이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쓰기도 하고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숨쉬기 힘들 때

주문처럼 중얼거리기도 하지요.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난 것이

부모님의 만남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물리적인 차원이지

영혼이나 의식의 탄생을 설명하지는 못하지요.


세상을 인식하고 있는 나의 의식 혹은 영혼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세상 온갖 법칙들은 누가 정하고

어떻게 한치의 어긋남 없이 운행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세상은 온통 의문 투성이죠.


우리의 의식은 밖으로 향하기 쉬워요.

"나" 밖의 현상 만을 바라보고 판단하기 쉽죠.

내 앞에 펼쳐지는 현상에 따라 희로애락을 느끼고

그 감정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며 살아가죠.

감정의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되어버린 우리는

즐겁고 자극적인 감정들만 탐닉하게 되죠.

그런 탐닉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나 사람들을 보면

분노하거나 슬픔을 느끼게 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삶의 의미조차 음미할 수 없는 지경으로

삶을 질식시켜 버리죠.


이렇게 "나" 밖을 쫒아서는

세상이 말해주려 하는

숨겨진 사연을 읽을 수가 없어요.


나에게 다가오는 유혹을 다스릴 줄도 알고

나를 다그치는 고통을 온전히 감내할 줄도 알고

그 깊은 인내를 통해 짜낸 여유의 진액이

마음에 가득 차 오를 때.

세상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죠.

오직 그 마음으로 세상을 볼 때

세상에 숨겨진 사연들을 읽을 수가 있어요.


그 사연들에는 삶의 지혜도 담겨 있고

고통을 잠재우는 방법도 담겨 있으며

다음 세상 이야기도 담겨 있지요.


우린 지구별에 숨겨진 사연 찾으러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지 몰라요.

날개를 찾는 법도

다시 하늘로 돌아갈 지도도

모두 이 시공에 사연으로 숨겨져 있지요.


오늘도 말없이 우주 사연 담긴

하루가 시작되네요.

그렇게 시간은 흐르네요...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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