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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08. 2016

형용사를 잊어버린 삶

#182.

삶의 여정에 형용사가 없어져 간다.

높고 원대한 꿈은 고유명사화시켜 놓고

하루하루 그 꿈을 향해 동사로 살아 가지만

우린 어느 때부터인가 형용사를 잊어간다.

형용사는 멋과 여유 그리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낭만 품은 품사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는

원대한 꿈이나, 대단한 행동을 요하지 않는다.

오직 무의미하게 흐르는 순간을

아름답게 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형용사적 태도가 필요할 뿐이다.

평범한 오늘을 "어느 멋진 날"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멋진 마음 말이다.

명사는 의미를 잃기 쉽고

동사는 지치기 쉽다.

무색, 무취, 무미의 물과 공기가

생명의 근간이 되듯이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이

삶의 근간이 된다.

그 일상을 특별한 무언가로 만들어주는

마술과도 같은 형용사적 태도를 갖자.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오늘 아침은

"그대에게 남은 생의 첫날이다."

그런 날에 합당한 형용사로 오늘을 채우자.


우린 늘 특별한 것을 원하고

나 스스로 그런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하죠.


오늘이 특별한 날이었으면 좋겠고

내가 남에게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겠고

내 인생이 특별함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원하죠.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꿈"일 수 있고

그 꿈의 현실적인 목표가 직업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과학자가 되거나 기업가가 되거나

교육자가 되거나 문학가가 되거나

이런 직업을 통해

자신의 수고와 노력과 헌신을 세상에 표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지루해하거나 힘들어하거나 괴로워하기도 하지요.

극단적인 경우엔 삶 자체를 포기해 버리기도 하지요.


왜일까요?

강요된 꿈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

거짓된 꿈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꿈이 아닐 수 있고

꿈을 통해 세상에 가치를 내어 주기보다는

꿈을 수단으로 세상의 재물이나 권력을 얻기 원하기 때문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일상은 아주 지루하거나 하찮아 보이기 쉽죠.

영광의 그날, 환희의 그날, 더 높은 그날에 중독되어

오늘을 힘겹고 지겹고 어렵게 보내는 습관이 베였기 때문이죠.


목표가 있는 멋진 명사

열심으로 노력하는 멋진 동사도 좋겠지만

그 명사와 동사와 동무하며

늘 나의 빈 마음 채워주는

곱디 고운 형용사적 삶이 그립습니다.


웃음 뭍은 추억 한 줌, 마음 나는 미소 하나

멋쩍은 사랑말 한마디, 수줍은 포옹 한번

이런 사소해 보이는 작은 형용 하나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특별하게 만드는지를

우리는 잊어가고 있지요.


더 힘들어지기 전에

더 건조해지기 전에

더 괴로워지기 전에

표현하고, 느껴 보아요.

인생의 아름다운 형용사를...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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