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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힘 빼야 살 수 있다.

농부의 마음이야기 #206.

by 마음밭농부

담장 위를 걸을 때 힘주면 떨어지기 쉽고

주먹 쥔 채로는 한 시간을 버틸 수 없다.

몸과 마음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

그것은 힘든 상황으로 들어간다는 것.

몸은 경직되고 마음은 긴장 상태가 된다.

사람은 "힘든" 상황을 오래 견디지 못한다.

무언가 힘들다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

행실이 잘못되었거나 마음을 잘못 먹은 탓이다.

갓난아이는 하루 종일 주먹을 쥘 수 있지만

성인은 주먹 쥐고는 한 시간도 버틸 수 없다.

아이와 성인의 몸과 마음 가짐이 다른 탓이다.

몸과 마음에 힘을 뺀 상태를 몰입이라 한다.

그 상태에서는 창의와 효율이 충만해진다.

위대한 발견들은 모두가 몰입의 상태에서

이뤄졌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몸 재간이 뛰어난 생활의 달인이나

생각 재간이 뛰어난 사람들은 모두

몰입의 기술을 몸과 마음으로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몰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몸과 마음에 "힘을 빼는 것"이다.

우리는 힘 준 상태로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

자연 어느 것도 힘들어하며 사는 것은 없다.

지금이 힘들다면 힘 빼야 살 수 있다.

모든 죽음은 굳고 딱딱해져 가는 과정이다.

딱딱해져 버린 마음 근육 풀어야 살 수 있다.

어미의 젖 닮은 연한 마음이라야 능히 살 수 있다.


긴장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스트레스라고 하지요.

어쩌면 우리는 데워지는 비커 안 개구리처럼

몽롱하고 포근한 스트레스의 비커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운명 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스트레스를 견디는 수준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죠.

어떤 사람은 마치 로봇처럼 잘 견디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유리처럼 쉽게 깨져 버리기도 하지요.

공통점은 둘 다 평생을 그 상태로 살 수 없다는 것이죠.


자연을 잘 둘러보세요.

탄생과 죽음의 여정에 힘들어하는 것은 없어요.

사람의 생은 다른 동식물들과는 다른 점이 많겠죠?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도 자연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육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힘이 들어간 상태로는

몸도 마음도 병들거나 지쳐버리기 쉽죠.

어린아이가 쉽게 다치지 않고 회복이 빠른 이유는

몸과 마음에 힘이 빠진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죠.


교통사고가 났을 때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사람이

치명상을 벗어나거나 죽음을 면하는 경우가 많죠.

수면 상태에서는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기 때문이라는군요.


마음의 힘을 빼면 몸도 자연히 따라 오죠.

요가의 원리가 그렇죠.


평범한 생활자인 우리가

수행자처럼 세상 욕심 내려놓고

마음만 붙들고 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이 힘들고 견디기 힘들 정도라면

마음속 찬찬히 살펴

쓸데없이 힘주고 있던 것들은 없는지 살펴야 하지요.


그 힘쓰던 것이 재물과 지위와 같은 사회적 문제이든

자식과 배우자 같은 가족의 문제이든, 나의 문제이든

억지로 힘쓰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 놓아줄 것은 놓아주고

내 것 될 것 같지 않은 것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지요.


세상의 부요함은 빈 곳으로 찾아든답니다.

많은 것을 담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만 쓴다면

마음은 바늘 하나 꽂을 틈도 없이 가득 차 버리죠.


그렇게 되면 세상이 준비한 더 큰 선물이 있더라도

여러분이 붙들고 있는 작은 욕심들로 인해

되돌아 갈 수밖에 없겠죠...


쓰지도 않으며 붙들고 있는 욕심은 없는지?

당장 빼도 상관없는 여분의 힘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 마음 정리도 해보고

정리된 빈자리에 고운 여유를 만들어 보아요.

그 고운 여유의 자리에

세상 부요함이 곱게 내려앉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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