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마음이야기 #215.
마음의 기본 상태가 행복이다.
희로애락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이 행복한 상태라는 말이다.
행복은 비교할 대상이 없는 '절대 감정'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사람들은
즐거움과 쾌락을 행복으로 착각하며 산다.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라는
황당한 질문으로 가짜 행복을 얻는 법을
강연하는 사기꾼들이 난무하는 시대가 되었다.
1년 365일 맑고 밝은 곳이 사막이다.
사람의 감정도 즐거움 만을 추구하다 보면
마음속 모든 것을 말려 죽이고 만다.
모든 감정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어
자주 사용하면 중독되기 쉽다.
중독이 무서운 것은
점차 강도가 센 것을 찾아가다가
종국에는 그것 없이는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는 것이다.
예전 사람들은 '항상 행복한'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고 불렀다.
예전 기준으로 보면 요즘 사람들은
'미치지 못해 환장한 사람'인 것이다.
생명의 기본인 물은 무색, 무취, 무향이다.
달콤한 콜라만 계속 마시면 죽는 게 이치다.
행복의 맛은 담담함이요 청정함임을 알고
거짓 행복에 끌려 다니느라 수고하고 지친 마음
편히 놓아 쉬어가는 여여한 날들로 이어지기를
무심한 바람에 빌어 보는 아침이다.
"행복에는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감정으로
표현하며 사는 것 같아요.
돈은 어느 정도 있어야 행복할 수 있고
어느 수준은 되어야 행복한 가정이고
어느 위치는 되어야 행복한 삶이다.
라는 공식이 마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죠.
요즘 우리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행복' 만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듯해요.
막 대학에 들어간 자녀에게 누구 집 애는 서울대 갔던데...
힘들어하는 남편에게는 옆집 남편은 임원 승진했다던데...
동창회 다녀오는 길에는 자신의 신세까지 한탄하며 살죠.
이렇게 행복의 기준을 모조리 남을 기준으로 사는 사람이
과연 죽기 전에 행복할 수 있을까요?
사람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육신이 있고
사람으로서 역할할 수 있는 생각이 있고
사람으로서 가치 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 자체가 행복 아닐까요?
바람 맞고 눈 견뎌 피어난 꽃은 그 자체로 행복입니다.
자연 만물이 그렇지요.
사람도 사람 자체로 행복입니다.
잊지 마세요.
행복에는 행복만 있는 게 아닙니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잠깐을 빼면
삶의 모든 순간이 행복이랍니다.
마치 가시에 찔리기 바로 전까지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몰랐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