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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서비스업이다!

농부의 마음이야기 #217.

by 마음밭농부

술 취한 손님의 지갑을 털어가는 술집이 있다면?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써버리는 은행이 있다면?

VIP 고객만 고객으로 대접하고

컴플레인하는 고객은 폭력으로 쫒는 백화점이 있다면?

보험료는 계속 올리면서 보험금은 주지 않는

보험사가 있다면?

이런 회사를 당신은 이용하겠는가?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당신은 이미 이용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 이야기다.

정치는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의 핵심가치는 고객만족이다.

고객만족은커녕 영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양심 없는 악덕업주들을 우린 골라내지 못한다.

어리석어도 이 정도면 병적으로 어리석은 수준이다.

지금 우리의 수준이 딱 이렇다.

국민의 편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무 대행업체 직원들은

갑을을 잊어먹고

주인을 물어뜯으며 포악해진 지 오래다.

주인인 우리들이 그 미친개들을

무서워하며 피했기 때문이다.

그 미친개들에게 자신의 일을 먼저 해달 라거나

특별한 혜택을 달라고 뇌물을 쓰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그 미친개들과 어울려 살며

개들이 먹다 남은 것을 받아먹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리 중에 있는 게 현실이다.

공무 대행업체 직원을 감시해야 하는

입법 대행업체 직원들은 더더욱 가관이다.

공무 대행업체의 비리를 빌미로

삥을 뜯으며 살기도 하고

선거로 뽑힌 공무 대행업체 5년짜리 사장에게는

임원 자리 하나 달라며 가진 아양을 다 떨어가며

미친개보다 더 미친 짓을 하며 살아간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데도

우리는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투표에서

악덕 사장과 미친 입법 대행업체 직원들을

제대로 골라내지도 못하고 투표를 포기하기도 한다.

몇 십만 원짜리 옷을 살 때는

디자인, 소재, 컬러, 매칭 정도, 올해의 유행 등

별의 별것들을 다 따져 몇 번을 고민해서 사면서

자신의 전 재산과 삶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절대 권한을 맡길 대행업체 직원들을 뽑는 일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수고를 들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런 '어리석은 선택 패턴'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촛불 들고 거리로 나서기 전에 한 번쯤은 뒤돌아 보자!

과연 나는 예전 그 투표를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사전 조사를 해봤는지?

얼마만큼의 노력을 들여 고민을 해봤는지?

투표를 하기는 했는지?

투표도 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 미친개를 키운 당사자다.

또 나는 그 대행업체 직원들이나 사장에게

나만을 위한 편의나 내가 속한 곳만의 편익을

부당하게 요구하는 마음은 없었는지?

우리의 오늘이 훗날 서글프지 않으려면

이 아픈 오늘을 나를 뒤돌아 보며 참회하는

고통스럽고도 쓴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다음번 투표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대행업체 직원을? 어떤 사장을?

얼마만큼의 고민과 얼마만큼의 정성으로 살펴보고 뽑을지?

초겨울 바람 닮은 냉소가 마음에 스칠 뿐이다.

이제 겨울이다.

이 추위에 힘든 겨울을 버텨 살아 내어야만 할

'어려운 우리'만 서글퍼지는 오늘이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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