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아닐지 모릅니다.

말 없는 것들에 깃드는 것들을 그리며... #499.

by 마음밭농부

오랫동안 어항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물속에 있다고 착각하게 되듯...

사람과 어울리게 된 강아지가

자신이 강아지 인지 모르게 되듯...

지금 내가 느끼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닐지 모릅니다.

인연따라 변해야만 하는

세상에 기대어 정의되는 나는

내가 아닐지 모릅니다.


갓난아이의 눈을 들여다봅니다.

그곳에는 신성한 태초의 빛이 고여 있고

살아 있음에 대한

잔잔한 환희가 일렁이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나누고 좋고 싫음을 재단하는

이성의 울타리 속에서는

아이의 눈빛 조차 감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배우고 자라며

강해졌을까요? 더 현명해졌을까요?

아니면 그저 늙어 버린 걸까요?


우주의 적막에 기대어 빛나는

별을 헤아려 봅니다.

말 없는 것들에는 깊고 빛나는

기품이 서려 있는 듯합니다.

그 온유한 기품에

온전히 물들기를 그려보는

지금은 나에게 밤입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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