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허공은 빈 곳이다.
다른 것을 막지 아니하고,
또한 다른 것에 의하여 막히지도 아니하며,
사물과 마음의 모든 법을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하여 하늘과 우주 조차 담아 내고도 남는다.
마음도 허공이다.
다른 생각을 막지 아니하고,
또한 다른 생각에 의하여 막히지도 아니하며,
세상 모든 이치를 받아들이는 공간.
하여 세상 마음 다 담아 내고도 남는다.
욕심은 먹구름과 닮아서
마음을 덮는 듯 보이지만
구름으로 허공을 덮을 수 없듯
욕심으로 마음을 덮을 수는 없다.
그 허공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
그 마음에는 세상이 담겨 있다.
한 마음 본 이는
그저 옅은 미소만 띄운다.
우리는 마음을 잘 몰라요.
마음은 한 없는 허공과 같아서 세상을 모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욕심을 잘 몰라요.
욕심은 구름과 닮아서 허공을 가리려 한다는 것을.
하지만 말이에요.
구름이 낀 하늘 위로는 태양이 빛나고 있고
빛나는 태양 위로는 끝없는 우주가 있다는 것을
우린 쉽게 잊어버리죠.
마음속에는 세상이 담겨있어요.
그 마음 본 사람은 세상을 본 사람이죠.
텅 빈 허공 같은 마음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담아내죠.
붙잡으려 하지 않고 애태우지 않아요.
소유하려 하지 않고 구속하지 않지요.
그 빈 마음엔 세상 소중한 것들이 머물러 살 수 있답니다.
행복도, 사랑도, 재물도, 명예도 모두 빈 마음에 머물죠.
구름 낀 마음엔 소중한 것이 머물 수 없지요.
빈 마음은 가난한 마음이죠.
가난하다는 건 무언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욕심이 탈색된 마음을 가난한 마음이라 부르죠.
성경에는 오직 가난한 마음으로 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쓰여 있고,
불경에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쓰여있어요.
욕심의 구름이 걷힌 마음 눈으로 보는 세상은
티 없이 맑게 빛나는 허공이랍니다.
그곳에는 모든 것을 담고도 남을 여유가 머물죠.
그곳에는 모든 것을 머물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죠.
우리는 그 마음과 꼭 만나야 하죠.
그것이 곧 나를 자유케하죠.
마음과 만나는 것을 두고
누구는 진리라 하고
누구는 도라 하고
누구는 법이라 하고
누구는 리라 하고
누구는 기라 했죠.
모두 같은 말이에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시비 걸지 말아요.
달을 보아요.
어두운 텅 빈 하늘 밝히는 그저 그러한 저 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