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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Mar 10. 2017

작가는 자신을 파는 것

마음달 심리상담 

책을 쓴다는 걸 가족과 다섯 손가락에 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알리지 않았다.

책 계약을 하고도 엎어진 경우도 꽤 보았고, 출판 결과는 나와봐야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상담하고 다른 이들과  전화나 카톡을 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내 친구가 지어준 별명 중 하나는 손가락 병신이었다.

죽어도 연락을 안 한다는 서운함을 담아서 내린 별명이었다.

상담 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상담하는 것과 작가라는 것은 분리하고 싶었다.

필명으로 글을 썼고, 구독자가 이렇게 많아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책이 나왔다.


작가는 홍보활동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저자들의 책에서 읽었음에도,

나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야 깨달았다. 책만 쓰는 우아함 따위는 생각도 말아야 한다.



출판사에서 양초 이벤트와 서평 이벤트를 했고, (서평 이벤트는 끝났다.)

나도 원데이 클래스로 미술치료를 하기로 했다.



마음산책 와 웅진출판사의 편집장들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책은 서점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고 하셨다. ㅠㅠ

책을 낸 카멜북스는 작은 출판사이다.  1쇄는 나가야 김미라, 오지은 편집자분께 미안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연락 안 하다가 결혼식이 되어서야 연락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왠지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해야 했다.

50분 상담하고 10분 쉬는 틈틈이 카톡을 보냈다. 그렇다고 책 나왔다는 문자만 덜렁 보내기는 싫었다.

전라도로 이사한 선생님도 있어서 봄에 놀러도 가기로 했고, 만날 약속들도 생겼다. 주말은 바쁠 듯.

그리고 내 책을 소개했는데 알려줘서 고맙다는 반응들이었다. 


"언제 책도 냈어요?

정말 축하해요. 

책을 썼다니 진짜 신기하네요."

제일 반가웠던 말은 "나한테 꼭 필요한 책이에요."였다.


이후 책을 샀다는 인증샷이 카톡으로 날아왔다. 


고민하다가 이번 주 내담자들에게도 말했다. 

"선생님, 상담하느라 바쁜데 책은 언제 썼어요."

"자랑해야겠어요. 주위 사람들한테."

"일기도 쓰기 힘든데, 헉"

한 아이는  "선생님, 제가 sns로 홍보할게요."

녀석은 내가 홍보라는 건 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다고 짐작한 것 같았다.

아울러 "책 많이 써주세요. 심리학 책이 위안이 되어요."

"딱 내 얘기가 목차에 있더라고요."


이렇게 축하를 많이 받아보기는 처음인듯하다.  

달밤에 뜬 새끼손가락만큼의 초승달만큼만 모습을 비추고 싶었는데 이제는 둥근달이 되어서 자신을 알려야 한다. 난 작가니까. 그리고 작가는 자신을 알려야 한다.

아, 그래도 무지 어색하다...........


윤**님이 준 반디앤 루디스 사진                                        이** 선생님의 손가락 협찬사진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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