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 심리상담
“난 뒤끝이 없잖아.”
욱하는 사람 대부분이 주변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우리 이제 좀 솔직해져 보자. 할 말 못할 말 다했는데 뒤끝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살면서 화가 날 일은 많다. 하지만 화를 잘 내는 사람이 과연 회사의 윗사람이나 모임의 리더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을까? 갑을관계에서 을은 화내는 갑에게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애석하게도 상담실을 찾는 이들은 욱하는 사람이 아니다. 욱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찾아오는 게 대다수다. 정작 분노조절이 되지 않아 치료받아야 하는 대상은 상담실에 오지 않는 것이다.
타인의 말에 하루 종일 심란할 때가 있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도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때가 있다.
쿨한 척, 괜찮은 척 넘어가곤 하지만 내 마음에는 생채기가 난다.
이럴 때면 온몸에 가시가 돋아났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곁에 다가오지 못하게.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영희는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인기 만점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학부모들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분노를 터뜨리는 일이 잦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이 과제를 제대로 해오지 않으면 폭발해요.
더 인정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애들이 제 뜻대로 따라와 주지 않을 때 미칠 것 같아요.”
그녀의 마음속엔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면 자신이 실력 없고 무능력한 강사로 보일 것’이라는 걱정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모든 일을 미리 걱정하며 완벽한 일처리를 하고 싶은 욕구가 높았다.
이미 잘 나가는 강사임에도 영희는 실제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부족함이 드러날 거라는 불안과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질 것 같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상담을 통해 분노 뒤에 그녀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여기는 잘못된 신념이 감춰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으로 내 마음이 흔들릴 때는 무엇 때문인지 스스로를 자세히 살펴보자.
어떠한 말 이 문제인지 아니면 그 말에 대한 나의 신념이 문제인지 찾아봐야 한다.
누군가의 말에 내 맘이 하염없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마음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은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해보아야 한다.
책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의 일부를 수정한 글입니다.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 티스토리, 브런치, 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