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 심리상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혼자 이불 킥을 하며 후회하는 날들이 있다.
과거를 돌릴 수만 있다면, 지금은 달라질 수 있을 건데....
그래서 시간여행을 꿈꾸기도 한다.
<어바웃 타임>의 팀은 아버지로부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여행자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마치 엄마의 자궁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옷장 안에 들어갔다 나오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버지는 팀에게 행복을 위해서 시간여행을 사용하라고 한다.
팀은 사랑을 찾고 싶었다.
팀은 과거로 돌아가 고백의 타이밍을 놓친 첫사랑을 찾고 싶었다.
첫사랑 샤롯에게 고백했지만 그들 사이에는 교감이 없었고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과거로 돌아가 노력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팀은 블라인드 카페에서 메리를 만난다.
어두움 속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으며, 다른 그 무엇도 볼 수 없었기에 메리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엉뚱한 농담과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출구로 나오는 얼굴도 모르는 메리를 기다렸다.
환하게 웃는 메리를 만나게 된다.
이후 과거로 돌아가 다른 이와 연인이 될 뻔한 메리를 사귈 수 있었다.
첫사랑은 외모에 끌렸으나 마지막 사랑은 대화가 통했기에 이어질 수 있었다.
팀은 이후에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시간여행을 떠나지만, 과거로 계속해서 돌아가면 태어날 셋째 아이의 유전자 변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래의 아이를 위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포기한다.
마지막 시간여행으로 주인공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와 함께 해변을 걷는다.
예전의 그 평범한 과거가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사랑받던 아이였던 시간을 떠나보내고, 현재는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로 남았다.
팀의 아버지는 행복을 위한 공식을 알려주셨다.
일단 하루를 평범하게 살고, 다시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다시 세상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팀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게 되고 결국은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현재를 생생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알아차림이 중요하다고 한다.
생각하고, 느끼고, 감지하고, 행동하는 것을 인식해가며 현재만이 중요하다.
순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블라인드 카페를 체험했다.
예술의 전당의 dialog in the dark 전시회였다.
캄캄한 어두움만이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손의 감각을 의지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여 나갔다. 눈에 의지했던 것이 사라지니 모든 몸의 감각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
시각장애인분이 어두움의 세계에서 우리를 인도했다. 물이 흐르는 소리와 시원한 바람소리가 느껴지고 다리를 건넜다. 향기가 나는 곳에서 우리를 인도하는 이가 음료수를 한잔 권했다. 코로 향을 맡아보았다. 그리고 혀의 감각을 살려본다.
눈을 닫아버리고 나니, 옆 사람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고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두움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출구로 나가 빛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앞으로도 수없이 실수를 하고 이불 킥을 하는 날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두움 속에서 살아있음이 생생하게 느꼈던 것처럼, 지금 오늘을 생생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후회하는 시간을 보내느니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체험해가는 것이다.
그러자면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고립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어두움 속에서의 대화를 시작하면서 ‘지금 여기에서’다시 출발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은 살아가는 동안 모두가 함께 하는 시간여행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