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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Dec 08. 2018

아무래도 싫은 사람때문에 힘들어요

마음달심리상담


사소하게 싫은 몇 개가 마치 장롱 위의 먼지처럼 조금씩 조금 
씩 쌓여가고 커다란 먼지 뭉치가 된다. 그렇게 청소기로 빨아 
들일 수 없을 정도로, 미움이 커진다.







_ 《아무래도 싫은 사람》 중에서







마스다 미리의 글은 마치 친구가 속닥속닥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사소한 일상을 잘 표현해서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아마도 인간관계에서 소소한 괴로움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주며 나 혼자만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건 아니라고 마음을 토닥여준다. 
주인공 수짱과 아카네는 각각 직장에서 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 끊임없이 불평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속을 긁어놓는 사장의 친척 무카이, 은근슬쩍 자신의 일을 하지 않거나 응접실에 커피 잔을 남겨두고 퇴근하는 기무라 씨가 그들이다. 그들은 주인공을 은근히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자신은 좋은 사람이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써내기도 한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심리학자 댄 올베우스는 괴롭힘에 세 가지 특성이 있다고 했다. 힘의 불균형에서 온다는 점,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된다는 점, 고의적으로 고통을 준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미운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 미운 사람을 싫어하는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편집성 성격장애가 아닌 이상 그 사람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틀림없이 있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에 대해 말하자면 끝이 없다. 문제는 이런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한 광고에서는 밉상인 상사를 지구 밖으로 보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을까. 만화 속 주인공 수짱은 싫은 사람 때문에 직장을 옮겼다. 현실에서도 직장을 옮기면 해결이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싫어서 옮겼는데 그런 유형을 또 만났다는 슬픈 사연을 종종 듣곤 하기 때문이다. 










친구가 싫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면 같이 험담을 하겠지만 상담에서는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이 싫은지 탐색한다. 그 사람에게 무시당한 것 같은지, 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데 자신을 거부한 것 같아 서운한지, 그 사람이 말을 얄밉게 해서 속이 상하는지 천천히 탐색하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자체보다는 대처 행동이 적응
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괴롭힘에 자주 노출되다 보면 우울감을 느끼고 자아존중감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해-피해 경험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극적 대화와 소극적 대처










스트레스가 쌓일 때 대처하는 방법은 적극적 대처와 소극적 대처로 분류할 수 있다. 
적극적 대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하거나 사회적 지지를 찾아 조력자를 구하고 주변 사람과 의논하는 것이다. 
소극적 대처에는 정서 중심 대처, 문제 회피, 소망적 사고가 있다. 정서 중심 대처는 운동을 하거나 먹는 것으로 감정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다. 문제 회피는 시간이 지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믿는 것이며, 소망적 사고는 혼자 상상 속에 빠지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는 대부분의 사람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는 정서나 감정을 완화하려는 경향이 높다. 










자신이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일 싫은 사람이 좀비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 정신건강의 적신호로 봐야 한다. 온 사방이 적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편집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마치 혼자 밀림에서 살아남고자 애쓰는 것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싫어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필터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싫은 사람을 지구 밖으로 날려버릴 수 없고, 그들이 보기 싫다고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할 수도 없다. 우리의 삶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과 같이 살아가는 건 숨 막히는 일이다. 말을 만들어내고 교양 있는 말투로 상대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면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인간의 근원적인 악을 다룬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으면서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악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상담하기 전에는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대체 어떻게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적도 많다. 
종합심리검사를 할 때 예측불허의 악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법적인 문제로 강제 검사를 받는 이들 중 폭력을 휘두르고도 미안한 줄 모르거나 상대 탓만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정폭력 가해자임에도 피해자를 탓하며 검사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의사에게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거짓의 사람들에 휘둘리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정작 바뀌어야 할 사람들은 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은 권력을 휘두르거나 함부로 하는 그들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나쁜 사람들 때문에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에는 “‘악’evil이라는 말은 ‘산다’live라는 말의 철자를 거꾸로 늘어놓은 거예요.”라는 말이 나온다. 악은 삶을 넘어 생명을 망가뜨린다. 악한 사람들은 주로 두려움과 공포를 휘둘러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이들에게 대항하는 방법은 동일하게 악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동정, 즉 측은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라고 해도 악한 사람과 맞대응하다가는 몸과 마음이 다칠 수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오직 사랑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거짓의 사람들에게 속상한 말을 듣거나 힘들어서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면 다시 내면의 진실한 소리를 듣기 바란다. 










두려움과 공포, 험담으로 마음을 뒤흔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그들은 힘이 없고 약한 존재들이다. 그들 때문에 아파하지 말고 빛으로 나와야 한다. 상담을 하며 수많은 거짓 메시지에 흔들리는 이들을 만난다. 거짓 메시지를 말하는 주체는 부모일 수도 있고, 선생님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고, 내면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마음이 힘들고 상처받을 수도 있다. 다만 그 목소리가 내 삶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악한 사람들이 악을 행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이들 때문에 수많은 자원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 멍청이라고 생각하거나, 현실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 자신은 부족하다며 힘들어하기도 한다. 마음의 거울이 어그러져서 자신과 상황을 잘못 보고 있다면, 내면에서 들려오는 진실 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중에서

내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이별하는 28가지 심리상담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으로 읽어주셔요~


14년 경력의 심리상담가 안정현

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전문가 703호

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 1246호

 maumd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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