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우울인 날에_빨간 나무

마음달심리상담

by 마음달 안정현


빨간나무.jpg <그림책>삘간 나무

"이 우울은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숀 탠 빨간 나무


싱가포르에 있는 지인의 집에 갔다 보게 되었어요. 처음 보고 위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아팠습니다.가도 가도 끝없을 것 같은 우울.작가는 깊은 우울을 경험한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구요. 그림책에는 무서운 괴물이 나타나고 나는 그 괴물이 보이는데 모두 보이지 않는지 지나가는 거리도 보였습니다. 정이 가는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을 뒤흔드는 그림이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런 우울감에 몸서리칠 때가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지난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런 날들이 있습니다. 쓸쓸하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은 나날들.해놓은 것은 없고 앞으로 할 것 만 넘쳐나는 것 같은 그런 날들 말입니다. 집에 누워서 내가 그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나날들이 있었습니다. 자살이나 자해의 용기는 없고. 그냥 존재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하게 되기도 하지요.


끝없는 터널은 끝이 없게 이어질 것 같아서요. 바닥이 시꺼먼 세상이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 우울이라는 검은 덩어리가 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서요.


게슈탈트 치료_상전과 하인


이럴 때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는 왜 이렇게 잘하는 게 없니? 왜 이 모양이니? 너는 더해도 안될 거야! "라고 단언하는 목소리가 있지는 않은지요.마치 상전이 하인을 다루듯이 강한 목소리들이 소리소리 지릅니다.결국 아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마음만 듭니다.이럴 때 바닥만 보고 걷게 됩니다.


내 마음의 정원에 있는 빨간 나무


빨간 나무에서 방 안에 빨간 나무가 서 있는 모습이 결말입니다.상담실에 오시는 분들이 원하는 경우에는 그림책과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빨간 나무를 보고 어떤 분은 화가 났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결국 희망을 믿으라는 말이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희망을 믿는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날만 반복될 때도 있더라고요.빨간 나무 잎이 아픈 나를 기다려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그래 가끔은 힘들 때도 있어. 지금 좀 힘들구나."라고요.지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목소리요.


저는 빨간 나무가 너무나 아팠지만 위안이 되었습니다. 혼자만의 공상이지만 작가도 아팠을 거야 힘들었을 거야.는 위안이요. 그가 그래서 이런 그림을 그려서 보내준 거야 라구요. 숀 탠의 그림책을 읽은 이후 그림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섬세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그림책이 제 마음을 품어주는 것 같아서요.



경계선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이민 2세, 변두리의 경계선의 이들, 잃어버린 것, 연대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그림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그의 어두움에 매료됩니다. 결국 결핍된 것, 아픈 것에 대한 욕구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이도 많을 테니까요. 끝이 없는 날 아팠던 이들의 그림이 그 어떤 사람의 이야기보다 도움이 될 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쓴이: 안정현


15년 차 싱딤사, 작가, 강사.

상담심리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엄마도 아들은 처음이라>,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를 썼습니다.

그림책 수업, 상담 신청 은 maumdal.modoo.at에서 가능합니다.

인스타그램 @maumdal

네이버 블로그 @haga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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