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심리상담센터
운동을 마치고 가는 중이었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이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놀랐다. 작년에 상담을 했던 내담자분이었다.
"선생님 맞은 편에서 보고 가실까봐 달려왔어요."
3달 정도 상담을 하고 종결되었는데 잘 지내나 궁금하기도 했었다.
무기력하고 우울했던 이가 전보다 밝아지고 하고 싶은 일도 용기내서 시작했다고 했다.
상담받으라고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있는데 혹시 온 사람은 없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나는 상담실 오는 게 쉽지는 않다면 웃었다.
가끔은 내담자와 종결을 하고 잘 살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상담과 관련 없는 일로 내담자와 이중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기에 상담이 마치고 추후 상담이 없는 이상은 내담자와 만나지 않는다. 그저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
한 달 사이로 우연이 내담자들을 두 명이나 만나게 되었다.
우울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래전 길거리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내담자를 만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인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는 고민하게 되었다. 자신의 비밀을 알 고 있는 사람을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이 함께 있을 때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내담자분은 너무나 반가워했다. 가족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상담 선생님이라고하면서.
상담사는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다. 상담사 윤리규정을 지키려면 내담자와 관계를 잘 지켜나가야 한다. 상담실에 후기가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서 자유롭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후기는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 상담을 받는다고 소개를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는데 상담실에 오는 게 아직은 어려운 것 같다.
내담자들에게 받은 선물 같다. 지금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고.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그리고 있겠지만 버텨보겠다고 하는 이들. 현실은 언제나 녹녹하지 않다. 모바일 상담도, 이메일 상담도, 전화상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상담실에서 눈을 맞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던 그 시간들, 눈물을 흘렸던 순간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자신에 대해서 탐색했던 시간들의 깊이는 다를 것 같다.
상담실에서의 따뜻했던 순간들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면 가끔은 모래알이 입안에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한 날들도 있지만 버틸만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상담사가 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들이다.
글쓴이 안정현
16년차 상담사이자 작가
마음달심리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