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달 안정현 Mar 16. 2020

상담을 받아야할 문제일까요?

마음달심리상담센터

"이런 일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나요?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닌데요."

상담사용설명서를 작성했지만  비슷한 질문이 여전히 들어와서  예전 글을 수정해서 좀 더 자세히 올립니다.


---상담에 관심이 전혀 없거나, 심리상담에 반감이 있으신분들은 아래 글을 읽지 마시길요.—



 “태어날 때부터 괴물도 있겠지만, 사람이 만든 괴물도 있습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손을 내 밀어줬다면 그도 죽은 피해자도 모두 구했을지도 몰라요”

드라마 시그널에서 성격장애자의 범죄를 목격한 주인공의 말입니다.  인간의 연약함에 대 한 이해가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정서적으로 힘든 시기에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쩌면 자신을 타인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았겠지요.

어느 누구나 힘든 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상담에 오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나요? 상담실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어떤 사람들이 상 담실에 오는지를 궁금해합니다. 오랫동안 정신건강의학과 내 상담실에서 일했기에 증상이 심 각한 이들을 만났습니다.

입원 병동인 정신병동에 가서 검사를 한 적도 있었는데 만성 알코올 중독자나 만성 우울증, 심각한조울증인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어린 시절과 환경을 마주하면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의 자리에 있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91년이 되어서야 사람들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왕궁이나 귀족들, 신에 대한 그림만 그리던 것에서 벗어나 한 개인에 대한 표현을 하는 낭만주의 시대의 도래 가 시작된 것입니다. 메두사의 뗏목으로 유명한 화가 제리코는 조르제 박사의 부탁으로 누구 도 관심이 없던 환자들의 모습을 한 명 한 명을 그렸습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그런 그림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상담실에 갈 때 두려움 중 하나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 입니 다. 정신건강의학과 폐쇄 병동에 있는 증상이 심각한 사람들로 생각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런 질문들은 방송국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와 대학생들이 궁금한 질문, 온라인 서점 인터뷰 등 질문으로 반복되었습니다. 한국 상담심리학회에서 라디오 홍보를 했지만, 심리학 비전공자에게 는 상담은 알 수 없고 비밀스러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상담심리에 대해서 찾아보면 대부분이 홍보더라고요. 상담심리 자격증을 따면 미래를 보장해준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무분별한 상담 자격증은 넘쳐나서 유명인들도 상담을 공부한다. 6개월 만에 상담사를 획득했다는 사람들의 내용이 인스타 그램에 가득 차 있지만 실제 상담을 받았다는 사람은 찾기가 힘듭니다.


상담사에 대해서 관심 이 있는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상담이 필요한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분들에게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상담에 대해서 인 식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몸의 문제가 생기거나 정서적으로 고통스럽거나 힘들어지셔야 상담실에 오는 것 같습니다. 남성분들의 경우는 회사 출근길에 공황 증상으로 숨을 쉬기가 힘들거나 몸이 축 쳐져서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이 무기력해질 때나 되어서야 오기도 합니다. 마음을 제대로 살피기 힘들기에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야 이제서 마음을 돌보는 것입니다.

드라마 노희경 작가님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담겨있었습니다. 이후로 수많은 드라마들이 심리적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뚜렛증후군, 품행장애, 조현병, 강박증 다양한 증상에 대한 이해와 그들에 대한 따 뜻한 시선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대다수가 그런 심각한 문제 때문에 상담실을 찾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로 고민이나 인생의 전환기에 겪는 정서적인 고통을 나누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기 내면의 연약함에 대 한 이해 또한 필요합니다. 바쁜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강함을 보이고 무엇인가를 보여야 할 때, 인간의 연약함은 무시되어 갑니다. 내면의 연약함은 추하거나 가려야 할 것들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으나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태도는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담이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 비용도 만만치 않고, 도대체 누구에게 찾아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잘 못 만나서 괜히 상담비만 날리고 오는 건 아닌지 걱정도 많습니다. 상담 후기를 검색해봐도 프랜차이즈 회사의 광고가 대부분입니다. 병원을 가자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고민이 됩니다. 심리적 문제는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정서적인 어려 움이 있는 것은 약한 존재라는 여겨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연약함까지 드러내야 하는 상황, 낯선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상담실에 가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상담실에 다녀왔다는 사람을 찾기가 힘듭니다. 상담을 자주 받는 사람들을 실제 상담 전공자입니다. 상담에 대한 거부감도 적고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하기에 개인 분석을 받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이어서는  수요일에  올릴게요>




당신의 마음이 새롭게 됩니다.

마음달심리상담센터 maumdal.com

매거진의 이전글 안정을 주는 양육자의 말 백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