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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May 16. 2020

아들의 마음이 뭔데요<부부의 세계>

마음달심리상담센터

<스포 있으니 부부의 세계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은 패스해주세요>


드라마를 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런데 주인공이 목숨만큼 사랑하는 그 아들이 왜 그렇게 꼴 보기가 싫어지는지 모르겠다. 상담사로 이해하기 힘든 아들의 마음이라니.

선우 씨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니? 빨리 엄마 품으로 돌아가지 못해. 드라마는 갈등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 편이 되고 만다.

"나는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어떤 선택에도 같이 있겠다는 선우 씨. 선우 씨가 그만두고 병원이 한가해진 것을 보면 선우 씨는 너무나 바쁜 의사였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아들을 사랑했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부족했을 거고 아들은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을 거다. 그 옆에 있어 준 사람이 아빠일 것이고 말이다(잘생긴 쓰레기ㅠㅠ) 아들을 자기 옆에 두기 위해 연기를 한 것은 선우 씨의 실수라고 해도, 남편이 아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2년이 유예시간을 둔 것도 있지만. 그녀는 남편에 대해 흉을 보거나 자식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하지 않는 꿋꿋한 엄마다. 


아들이 아버지의 외도, 부모의 이혼으로 힘들고 엄마가 다소 집착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도 엄마 속을 너무 썩인다 싶다. 다시 생각해보니 부모가 이혼 전에는 아들을 끔찍이 예뻐했고, 이혼 후에는   서로 양육하겠다며 아들에 대해서 헌신적으로 하려고 애를 쓰는 것 또한 아들이 반항할 수 있는 힘이지 않을까 싶다. 반항이라는 것도 그 부모가 나를 벌하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고아인 아이들을 세명 입양한 목사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입양한 이후 파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아이들은 처음에는 너무나 순종적인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믿음이 생기고서야 아이들이 목사님께 대들기도 하고 말도 안 듣기도 했다고 한다. 폭력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부모에게 아무런 말도 못 하다가 그나마 부모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문을 잠그고 있는 것이라고도 한다.

05년 국가 청소년 위원회에서 청소년동반자 1기를 시작하면서 아동과 청소년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청소년 상담이 아니라 결국 가족의 문제였다. 문제가 불어질 정도로 나타나야지 부모들은 아이를 데리고 온다. 가정의 문제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고, 상담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만 문제라고 하다가 결국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족이 함께 할 때 아이들은 변화가 가능했다.


부부의 세계에서 반항하며 엄마를 떠난 아들이 결국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엄마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래도 내 옆을 지켜줄 유일한 사람이라는 믿음 말이다. 아들이 이혼가정 이래서 문제가 있었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있지만 가족보다 못한 부모들도 있으니까?


엄마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준영이처럼 그렇게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속을 좀처럼 알 수 없는 아이들 말이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공산당도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중2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어주는 엄마의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청소년의 속 썩는 엄마의 끝을 보여준 부부의 세계. 나도 모르겠다. 이 아들의 마음은. 그래도 선우 씨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울러 결말까지는 스토리가 어찌 될지 몰라 부부의 세계 관련 글을 안 쓰려고 했는데 닥터 포스터처럼 아들이 사라지는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다. 한국 드라마의 결말처럼 남편 망하고 바람난 그녀도 괴로워하는 그런 결말이 되는 건지 싶기도 하다. 준영아, 엄마 속 좀 그만 썩여라. 제발 



글쓴이 안정현

마음달 심리상담센터 대표

16년차 한국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 상담심리전문가

저서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한다, 엄마도 아들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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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평은 이게 찐인거 같다. 얼마나 웃었는지ㅠㅠ

https://youtu.be/Cm84D_sFx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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