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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Nov 11. 2015

나이트 오브 컵스

마음과 성장 아카데미-심리학자의 영화읽기

 스포일러 있으니 영화 보러 가실 분은 읽지 않으셔도 돼요.^^


플레인에서 하는 나이트 오브 컵스 시사회에 초대한다는 브런치의 메일을 받았다. 시사회는 어떤 사람들이 초대받는 건지 궁금했었고, 호기심에 초대 신청에 응했다. 동료에게 테렌스 멜린 감독의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자 자신도 개봉하면 바로 보러 갈 거라고 했다. 아울러 크리스천 베일에 케이트 블란쳇이 나오면 봐야 할 영화라 강조했다. 비가 주르르 내리는 금요일. 상담을 마치고 영화 상영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배정된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며 영화의 낯설음에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스토리가 없었다. 마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이미지만이 넘쳐났다. 타로카드로 상담을 한다는 하는 카페까지 생겼지만, 타로에 관심이 없었다. 9장의 카드들이 소주제로 나오고 그 뒤로 영상이 흐른다. 마치 조각조각 난 것 같은 이야기의 흐름,  제 3자의 눈으로 관찰하는 것 같은 카메라 워킹, 집중하다가 졸리기를 반복했다.  


무엇을 배우겠다. 무엇을 알겠다라고 하는 것을 멈추고 그저 이미지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경험하기로 했다.



기억나는 이미지들.


1)  수없는 물들. 수영장. 수족관 그리고 바다. 

물은 수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모래놀이치료에서 내담자들은 물을 붓는다. 정서적으로 감정이 범람할 때도 사람들은 물을 그린다. 

영화 속에서 어떤 이들은 적절한 높이와 넓이의 인공의 수영장에서 그저 즐거움만 탐닉한다. 잠시 물에 빠져서 웃고 즐기는 정도에서 멈춘다. 내가 정한 그 한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수족관에서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떠다니고 있다. 넓은 물이지만 바다로 들어갈 수는 없다. 가상의 공간 안에 물고기들은 갇혀있다. 아름답지만 만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관계 같은 느낌이었다.

2) 날카로운 이빨로 공을 잡던 개의 모습

플라스틱 공을 잡고 또 잡고 놓치고. 닉이 찾아야 하는 진주가 아닌 모조품에 눈이 멀어버린 모습이다. 완전히 사라져버리지 않고 마치 잡을 것 같은 거리에서 욕망을 탐닉해봐도 잡아지지 않는다. 부질없는 것들에 온전히 마음에 팔려있는 닉과 같다. 중독이란 게 그런 게 아닐까? 허기진 마음을 그렇게라도 잡아보고 싶어서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것 말이다. 


3)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연인들

닉의 아내는 의사, 치료하는 자이다. 상처 난 사람들의 몸을 어루만져준다. 그는 닉으로부터 받은 상처로부터 그렇게 자유로와 진 것일까? 닉의 연인 중 나탈리 포트만은 그로부터 사랑을 받기 원한다. 사랑을 탐닉하지만 소중한 아이를 잃어버린다. 수많은 여자들이 나오고 닉과 사랑의 관계를 맺는다. 그녀들은 아름답지만, 패션지의 여인들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4) 아버지, 그리고 죽은 형제

아버지는  피 묻은 손을 씻고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소통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 어쩌면 부모를 바라보는 눈이 변화하는 것은 그들이 결함이 있는 한 대상임을 인정할 때이다. 


5) 깊은 바다의 심연으로 들어가서  꿈에서 깨어남.

 닉이 결국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그 누구의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스스로 들어가야만 했다.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깊은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상담에서도 그렇다. 위안만 받다가 끝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신과 만나기 위해서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심연의 바다에서 나와 만난 그 여자는 결국 자신의 아니마. 즉 융이 말하는 남성의 무의식의 여성적 측면 일 것이다. 


* 그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해석하던 관객의 몫일 것 같다.  



opy all right @ 심리학자 마음 달(마음과 성장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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