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소재와 되찾은 일상의 따분함
[도을단상]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공사모 리더가 강력추천한 작품이라 해외일정으로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한남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더줌아트센터는 처음 가보는데, 멀쩡하게 잘 지은 아트센터에 지하주치장도 있는데, 정작 공연관람객 주차불가 딱지가 붙어있는 해괴한 아트센터입니다. 이에 대한 수 많은 불만 리뷰가 더줌이 아니라 안줌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더군요.
비를 몰고다니는 사나이 도을은 귀국하자마자 하루종일 포도를 적시는 빗소리를 들으며 공연장으로 들어섭니다.
칠순에 치매가 찾아온 고춘자 여사의 소원을 찾아 헤매는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는 다양한 장르의 넘버들과 참신한 안무와 상황설정에도 불구하고, 너무 올드한 소재와 뻔히 예측되는 전개와 결말, 그리고 저의 누적된 피로와 결합되어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훌쩍이는 목소리 사이로, 조용히 하품을 하다가 흘러내리는 눈물덕분에 객석의 분위기와 하나 되는 것으로 위안삼았다고 할까요.
515번째 작품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를, 정상적인 나라의 도을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나른한 따분함마져 느끼며 잘 보았습니다.
빗 속을 달려 빛고을 광명사거리 먹자골목 해장국집에서 뜨끈한 해장국으로 어제의 '기쁨으로 범벅된' 기분 좋은 숙취를 달랩니다.
이 비가 그치면 기깔나게 장관인 벚꽃들이 경륜장 뒷길과 목감천과 안양천을 따라 만개하여 '인비친전'의 소식을 보내오겠지요. 험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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