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도을단상] 바른 마음,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12.3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분열이 더욱 격렬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아,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배려, 공평, 자유, 충성, 권위, 신성함의 6가지 도덕 매트릭스를 제시하는데 조너선 하이트는 "배려·공평·자유의 가치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만 충성·권위·신성함이 선(善)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이 좌파에겐 명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좌파는 그런 것들이 파시즘이나 인종주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합니다.즉, 좌파들이 거부하는 가치가 어떤 이들에게는 핵심 가치인데, 이를 좌파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가 이 책에서 분석한 미국 사회의 좌파는 카드가 세 개이고, 미국 사회의 우파는 카드가 여섯 개이기 때문에 우파 진영이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좌우 구분은 전통적이고, 국제적인 흐름에서의 진보 보수의 구분과 맞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가족, 국가, 민족과 같은 보수의 핵심 가치를 한국 보수는 거의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친일이나 친미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과 행동을 서슴치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전두환의 장세동, 윤석열의 김성훈 등의 행위를 충성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대통령의 권위나 신성함을 무시하는 이들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제가 흥미를 느낀 지점은, 사람들이 매우 논리적인 추론을 내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직관이나 감정이 먼저이고 그 직관이나 감정을 논리적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추론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좋고 싫음의 감정이나 직관을, 옳고 그름의 도덕으로 끌어올려서, 서로를 부도덕 혹은 비도덕으로 몰아가려는 집단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그래서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지만 사람들을 눈멀게도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민족주의자이며, 가족이나 국가, 민족에 대해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만큼의 비중으로 배려, 공평, 자유를 중시합니다. 그에 비해서는 모든 영역에서의 권위나 신성함은 다소 인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정치나 종교에 대해서 다소 냉소적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지만, 저자는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도 저자와 같은 생각입니다.
정치와 종교는 기본적으로 절대자를 내세움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려는 도구이기 때문이죠.
정치인은 머슴이요, 종교인은 종임에도 불구하고, 틈만 나면 그 말을 무한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들은 우리를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들을 존중하고,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그들의 경험과 학습과 환경까지도 존중합니다.
백성들이 주인이라는 '민주'의 가치가 있다는 것, 얼마든지 마음껏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내세울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 하지만 얼마든지 팔을 내뻗다가도 상대방의 코끝 앞에서는 멈추어야 한다는, 정해진 틀과 기준 속에서만 그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공화'가 있다는 것,
우리 대한민국은 이 세 가지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자유 민주 공화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바른 마음'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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