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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초 리뷰

[도을단상] 생애 첫 오페라, 이순신

충무공 탄생 480주년 기념 창작 오페라 이순신...ㅠㅠ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생애 첫 오페라, 이순신

517번째 작품은 오페라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오페라를, 그것도 순수 국내 창작 오페라를 보게 되었습니다. 충무공탄생 480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이순신. 국물 음식과 국뽕을 좋아하는 도을의 선택이었습니다.

기대가 컸죠.
기대가 컸다는 말은, The situation is under contol.이라는 대사만큼이나 불길함을 내포합니다.ㅎ

한마디로 얘기해서 연출이 아무것도 안 한 작품입니다. 80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배우들을 그저 어슬렁거리며 노래하는 합창단으로만 써먹더군요.
'가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연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투 태세로!"를 외치고도 모두들 그 자리에서 있네요. 강강수월래를 부르는데 수십 명이 멀뚱이 서서 노래를 부릅니다.

부제가 '이순신과 유성룡의 위대한 만남'인데 정작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그들의 국가관, 사생관, 시국관을 토해내는 장엄함이 아니라,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패하고 이순신이 삼도 수군 통제사가 되는 단순 서사의 내러티브로 채워집니다.

이 공연 보고 강릉 경포대로 달려 차박을 하려는 기깔나게 완젹하고 멋진 계획이었습니다만, 공연 보다가 너무 기 빨려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행 계획 때문에 집에 먹을 것도 다 먹어 없앤 덕분에 라면 끓여 먹어야 합니다.ㅠ

약무호남 시무국가.
만약 절세호남인 내가 경포대를 안 가면, 국가가 시무룩해질 텐데...

한산한 어두컴컴한 밤에
큰 길 옆에 두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어디서 불스원샷이 엔진 때를 끊나니..

뭐 이 정도 수준이었습니다...쩝.
그래도 삼 세번 기회는 줘야죠.
다음 오페라를 기다리며..기도하는 마음으로,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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