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을일기

[도을단상] 버선발로 뛰어나온 친구

20년 친구가 살아돌아오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버선발로 뛰어나온 친구

제가 나고야 왔다고, 토카이은행 본점 건물을 통째로 매입하여 디자인한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근사한 저녁을 사주는 오랜 친구가 있습니다.

만나자마자 안색이 너무 좋아서 더 젊어진 것 같다고 인사를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불과 3년 전에 암에 걸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지막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줄기세포로 인해 재생이 되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 전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더군요. 어차피 3개월 남았는데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것이라고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받은 줄기세포 치료 덕분에 드디어 '임해성이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말에 그만 울컥.

저 원숭이 눈꼽같고 모기 눈알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즐거이 3시간을 함께 웃고 또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연금생활자 한 달 생활비를 털어먹은 듯 아찔합니다만, 택시로 저를 태워가고 택시로 저를 태워오며 지극정성을 다해주는 노구의 친구님 마음에 온전히 젖었습니다.

부디 건강하소서..
부디 건강하소서..
딸이 오는 6월에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한다니 손자가 결혼할 때까지만 부디 건강하소서..
화살기도를 하고, 저는 또 내일 일 할 준비를 하렵니다.
.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을단상] 어린이날에 크게 쏘인 어린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