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을일기

[도을단상] 오십에 이르러 천명을 알다

오늘은 크게 될 사람을 반드시 먼저 고통스럽게 한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오십에 이르러 천명을 알다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는데, 오십대가 중반이 넘어가도록 아무런 징후가 없으니..

중국을 오가면서 가볍게 읽은 글들 가운데 맹자의 말이 눈에 딱!

"하늘은 크게 될 사람을 반드시 먼저 고통스럽게 한다"

오늘에서야 하늘이 나를 크게 쓸 생각이 1도 없음을 깨달았습니다.ㅎ

소시민 기질 가득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욕심이 적을망정 하고픈 건 다 하고 살았고, 집이 좁을망정 세계를 싸돌며 200여 도시를 돌았고, 입이 무딜망정 30개국 산해진미를 맛보고, 3개국어를 사시로 해대는 (핸들 잇빠이 꺾어!) 한국인임이 또한 늘 자랑스럽기만 했으니, 지은 책과 번역서가 도합 20권이요, 부모와 더불어 마신 전통주가 140종에, 을녀와 더불어 보고 즐긴 연극과 뮤지컬이 500편이 넘었으니 새삼 인생 소풍놀이 이 만한 생이 또 있으랴 싶더군요.

하늘이 나를 쓸 일이 없으나, 두 눈 크게 뜨고 '하늘이 크게 쓰려고 먼저 고통스럽게 한 사람'을 찾아 한 표를 주어야 한다는 천명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은 아침이 또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대견하여 기록으로 남기나니,
어떤 놈이 머슴 팔자를 못 벗어나고 오천만 민중의 상머슴에 어울릴 것인지 선거 공보물을 뒤적입니다.

내일이면 알렸다, 누가 나를 잘 모실 상머슴이 될 것인지.

주인노릇 잘 못하여 천명을 어기면 천불나는 꼴을 이 두 눈으로 보았으니, 이 번에야말로! 똑바로 주인노릇 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하늘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크게 쓰려고, 이렇게 오랫동안 나라를 힘들게 하나 그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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