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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을단상] 배당경제(dividend economy)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배당경제(dividend economy)

전 세계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생산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면, 일자리 상실은 전 지구적 현상이 되고, 그렇다면 세수 기반이 무너지고 국가라는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국가간 경쟁 압력은 각국이 더 많은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도입하게 만드는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윤리적 고민을 하는 나라일수록 경쟁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천 년간 이어온 '노동에 대한 과세'에서 '자본에 대한 과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계급투쟁이나, 사용자와 근로자간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자본가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패러다임의 대전환입니다.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자본과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의 관계로 보는, 익숙하지만 오래된 생산 관계를 청산해야 합니다.
그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소유하게 하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을 배당하는 경제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택시 기사는 자율주행 차량의 소유주로 전환됩니다. 트럭 기사도 자율주행 차량의 소유주로 전환됩니다. 배달 기사도 배달로봇의 소유주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블루칼라의 자본가로의 전환이 화이트 칼라의 그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보조와 장기저리 대출 등에 의해 생산 수단이 되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소유하는 자본가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배당 소득이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그동안에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다른 직업에 대한 재교육 등을 통하여 추가적인 수익원을 발굴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이 자동적으로 인류에게 이롭지는 않습니다. 기술의 수혜가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 되는지를 결정하는 정치적 윤리적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게 뿌려진 돈이 결국 소비에 근간이 되고 자본주의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니까요.

결국 공공재가 많은 나라나 공공화를 많이 달성한 나라들이 배당경제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진짜로, 정말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 대한 설계가 없다면, SF가 상상하는 어두운 미래가 도래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시대적 과제로서 인간이라는 '종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근사하지 않나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에 새벽에 눈이 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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