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아들과의 데이트, 햄릿재판

발가락이 닮은 부자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아들과의 데이트, 햄릿재판

세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아들을 만나 둘 만의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베트남 음식이라면 코를 박고 먹는 아들을 위해 반포6에서 반쎄오와 타이칠리누들을 시켜 맥주 네 잔을 나누어 마시고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햄릿을 원고로, 클라우스를 피고로 한 재판에 관객들이 카톡을 이용해 배심원으로 참여하고, 배심원들의 투표에 의해 두 가지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참여극입니다.

햄릿을 죽이려는 의도로 영국왕에게 친서를 쓰고, 검에 독을 묻히고, 독이 든 술을 준비한 클라우스의 행위에 대해 원고측과 피고측이 제시하는 논리와 증언, 증거를 바탕으로 투표를 합니다.

아들과 저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오늘은 클라우스가 무죄라는 배심원 판단이 내려졌네요.

막이 내리고, 쿨한 부자는 뒷풀이 없이 헤어집니다. 아들의 논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아비는 흐뭇하게 달빛 아래 미소를 짓습니다.

녀석은 왼손잡이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른손잡이지요.
그러고 보니 발가락이 닮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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