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되찾은 평화를 들려주는 한강의 밤

무용하면서도 느슨한 연대의 힘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되찾은 평화를 들려주는 한강의 밤

천하명당에서 한강 불꽃놀이를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불꽃놀이가 심오한 예술인 것은 하늘을 놀래킬 정도의 폭음과 섬광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평화로운 시기에만 볼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불꽃놀이를 완성하는 것은 그 시각적 연출만이 아니요, 반드시 그 폭음과 함께라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광속과 음속의 부정교합은 빛다발이 한참을 쏟아지고 나서야 고막을 울리는 폭음이 뒷통수를 치고, 그 간격을 메우려는 또 하나 인간들의 분주한 손놀림의 속도가 있으니, 한강 위 기술자들이 연발로도 쏘고 콩볶듯이도 쏘고 마침내는 다 쏟아 붇듯이, 들이붇듯이도 쏘면서 광속과 음속을 기어코 일치시키려는 그 노력이 장관을 빚어내는 순간에는, 우리도 계산과 판단을 멈추고 그저 한마디 탄성만을 겨우 토할 수 있을 뿐이지요.

가뭇없이 스러지는 불꽃의 화약 연기가 채 날리기도 전에, 인연없던 이들이 무심하게 돌아서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저 무용하면서도 느슨한 연대만으로도, 우리는 '되찾은 평화'를 노래하는 한강의 밤을 이토록 온전히 누릴 수 있음을 마음껏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그깟 불꽃놀이 보면서 뭔 생각을 그리도 많이 했는지 피곤하네요.
그니까,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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