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연극 닫힌 문

닫힌 문 그리고 좁은 문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연극 닫힌 문

고립은둔청소년.
히키코모리.

전교1등을 차지한 다음날 수능포기를 선언하고 방으로 들어간 후 11년 동안 방에서 안 나오는 안나를 방 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남동생 안섭과 엄마가 벌이는 사투를 다룹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커다란 희망이었던 안나를 향한 엄마의 집요함은 그녀를 무속으로 이끌었고, 누나만 바라보던 엄마를 도움으로써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안섭은 도박과도 같은 투기에 빠집니다.

그 치열함만큼이나 장렬하게 엄마의 신앙과 아들의 투기는 맹령하게 파멸을 향해 돌진하고 재가 되어 무의미로 날립니다.

연극을 보면서 새삼 아이들에게 고맙더군요. 제 아이들은 자라면서 잠들기 전에는 언제나 방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한 뼘 정도 무심하게 열려 있던 그 작은 틈이 서로의 숨통을 틔우고 우리를 무관심과 질식으로부터 구원한 좁은 문이었음을 다시 느꼈습니다.

좋은 작품입니다.
사실적인 상황과 깨알같이 현실적인 대사와 실제 모자처럼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사회적인 이슈를 내면화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신을 만들고,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해결하려는 욕망이 주술을 부르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탐욕이 파멸을 부름을 알았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는 몸부림이 불면을 부릅니다.
그니까, 그냥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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