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대학로극장 쿼드 아Q정전

아큐는 죽지 않았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대학로극장 쿼드 아Q정전

루쉰의 대표작 아큐정전이 대학로극장 쿼드에 올랐습니다.
대학로에서는 아주 좋은 공연 인프라에 해딩되는 극장이지요. 깨끗하고 쾌적합니다.

아큐가 가면으로 등장합니다. 가면은 진짜 얼굴과 가짜 얼굴 혹은 다른 얼굴이라는 경계를 만들고 양자 간의 긴장을 관객들로 하여금 인식하게 만들죠.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 약하며 정신승리법이라는 자기기만에 함몰되어 있는 아Q의 모습에 주목한다면 그건 개인으로서의 아큐를 보는 셈입니다.
기존의 사회구조를 바꾸지 못하고 실패해버린 신해혁명의 과정에서 아Q가 억울하게 희생되는 모습에 주목한다면 변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중국의 상징으로서의 아큐를 보는 셈이지요.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그 시대가 선망하는 것만 쫓다가 의미없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패왕별희와 드라마 노다지가 떠오르더군요.
연극 속 아큐의 마지막 대사는
"내가 우스워? 너희들이라고 다른 것 같아?"

사람들이 좋다고 선망하는 것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추종하는 모습은 그대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는 지적인 셈이죠.
달리 할 말이 없을 땐 쓴 웃음이 날 뿐입니다.
그런 약간의 씁쓸함과 쌀쌀함이 교직되는 밤을 뚫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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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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