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과 신한국이 만나는 날
[도을단상] 첫 눈 오는 날 용인에서, 칼을 찬 선비
환상적인 밤이네요.
용인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 오석 김혁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극을 보기 위해서 대학로 대신 용인으로 달렸습니다.
내려가는 도중에 올해의 첫 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더군요. 그때부터 이미 완벽한 밤이었습니다.
구한말의 문관으로서 갑신정변의 실패를 보면서 문관의 한계를 느끼고, 동학농민운동과 을사늑약을 거치면서 무장투쟁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김혁은 칼을 찬 선비가 됩니다.
고향에서의 독립운동을 주도하다가 만주로 이동하여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다시 국내로 잠입했다가 1927년에 체포된 뒤 1939년에 감옥에서 옥사하는 삶을 산 인물입니다.
김혁이라는 독립운동가 한 사람을 새로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더 저를 성장시킨 느낌입니다.
작가나 연출이 탁월한 이야기꾼은 아니었던 것 같아서, 구한말의 역사적 사건들과 주인공과의 연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따로 국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
우리가 20세기초를 구한말舊韓末이라고 부른다면 21세기초인 지금은 신한국新韓國 초기정도일 것인데 아직도 우리 역사는 참 파란만장합니다. ㅎ
아무튼 올라오는 길에는 거짓말같이 눈이 개었고, 잔뜩 흰 눈이 쌓인 제 애마는 어느새 백호가 되어 조국산천을 내달리더군요.
기분이라 맥주 한 잔 할랍니다.
그니까 먼저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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