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싱] 3대의 송년회..그때도 오늘2

명작의 대잇기..그때도 오늘2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싱] 3대의 송년회..그때도 오늘2

삼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고 골라서 대학로에서 뭉쳤습니다.
그때도 오늘2.

그때도 오늘1은 아들도 우리도 너무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으로 본 작품인데, 남성2인극이 아니라 여성2인극으로 그때도오늘2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1593년 진주 논개, 1950년 공주 부역혐의 학살사건, 1979년 YH무역 여성노동자 농성사건과 2020년대 병원에서의 모녀를 중심으로 굴곡진 현대사의 한 가운데를 관통해 온 우리들의 누이, 우리들의 엄마 이야기를, 꽃신을 소재로 풀어냅니다.

도을과 을녀는 C구역6열, 부모님과 아들은 A구역 6열로 나뉘어서 보았는데, A구역에서는 대사가 거의 안 들렸다고 하더군요.
호스트인 우리는 초장부터 터져서 울고 웃고 난리였는데 정작 게스트인 부모님과 아들이 안 들려서 즐길 수 없었다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배우들의 성량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마이크를 달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원망이 들더군요.

국립극장 대극장에서도 연극을 할 때는 마이크를 안 쓰는 것을 보면 연극계 내부의 무슨 의미부여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관객들을 생각하면 최적의 조건에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무튼 저는 90분간 울며 웃으며 마음껏 농락당했습니다. 그야말로 저를 가지고 놀더군요. 희곡 너무 좋았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최고, 무대와 조명, 음악도 좋았습니다.

"엄마가 살았던 인생에서는 네가 하고 싶다는 것들이 대개 쓸데없는 것들이었어. 그래서 너 잘되라는 마음에서 못하게 헀던거야.."
이 대사가 가장 와 닿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부모님은 저런 이유로 제가 뭘 못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가든요. 그래서 우리도 아이에게 뭘 못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요.

자연스럽게 올해 송년회 자리는 아들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자리가 되었고 우리도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술을 올리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부모님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는지 저녁을 쏘시더군요.

밥이나 술을 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아직 힘이 남아있다고 느끼시는 것일테죠. 저는 큰 인심을 쓰면서 억지로 억지로 할 수 없이 얻어먹습니다.
이게 바로 효도 중에 최고의 효도라는 양지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험험

이제부터 아들과 텍사스 홀덤을 시작합니다. 오래 걸리겠죠?
그니까 먼저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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