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종로 교통사고와 모노드라마

삶과 죽음의 길이 예 있음에 서러워...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종로 교통사고와 모노드라마

오늘 저녁 6시 11분 종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 있었습니다.
광화문을 지나서 종로3가로 이어지는 도로 초입에 신호대기로 다들 멈춰 서 있었는데, 갑자기 급가속 및 급회전하는 듯한 굉음과 함께 쿵쿵 충돌하는 소리가 바로 뒤에서 크게 났습니다.
연쇄추돌을 방지하고자 제 차를 살짝 앞으로 이동한 후 백미러를 보니 제 뒤의 뒷차가 비상등을 켜고 있습니다. 놀란 을녀가 윈도우를 내리자 매캐한 연기가 코와 목을 찔러오더군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별 생각없이 대학로로 이동했는데 7시가 넘어 재난문자가 연달아 들어왔더군요.

그 동안에 저희는 데뷔 55년차 원로배우인 박정순 배우가 연기하는 '불매기라는 이름의 달항아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항아리를 굽는 독쟁이가 된 오씨집안 3대의 이야기를 1인극으로 풀어냅니다.
극의 배경이나 내용 모두 올드했지만, 희곡과 연출, 연기, 조명까지도 혼자서 해치우는 그야말로 모노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입니다.

일출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대형교통사고와 노배우의 자서전과도 같은 작품을 통해서 죽음과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과 마주헀습니다.

여성 한 분이 사망했다는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기원드립니다.

"나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배우의 외침이, 사고 시의 굉음이 아직도 귓가에 웅웅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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