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죽변 바다에서 건져올린 자작시

by 도을 임해성

파도



달의 힘에 등떠밀려 거세게 밀어부치나

놀란 얼굴에 가슴이 철렁

옥색 치마를 벌려

해변에 닿기 전에 바스라진다


내가 네 에미라고

내가 너를 낳아 길렀노라고

그러니 내가 직접 너를 때리겠다고

노한듯 뛰쳐오는 소리에 울음이 가득

철퍼덕 몸을 던져 나를 지킨다


울렁울렁 크게 들썩이다

높이 솟아올라 내칠 듯 달려드는가

내가 사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새하얀 다리살을 드러내며

모래톱을 긁어 생채기 많은 몸이 진다


이차돈의 피를 토하며 똑바로 살라고

나에 대한 믿음을

그 간절한 울음을

허위허위 미친듯이 내젓다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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