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전통주와 와인이 있는 저녁

좋은 술이 빚어내는 화목한 가정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전통주와 와인이 있는 저녁

부모님과의 저녁식사에 아들도 참석한다는 소식에 판이 커졌습니다.
봄 나물 반찬에 달래봄동된장국 끓여 식사 중심으로 진행하려던 만찬이 판이 커지면서 오돌갈비에 임연수 구이까지 출동하고 전통주 2종과 와인까지 등장했네요.

한 주일 동안 너무 바빴다고 너스레를 떨던 아들이 술을 너무 맛있게 잘 마시더군요. 그 모습을 아비와 할비는 또 얼마나 흐뭇하게 바라보았는지요.

병영 사또는 40도의 술인데 쌀 증류주의 강렬한 작열감 위로 베리류의 풍미가 부드럽게 얹힌 느낌이 나는데 술이 목을 타고 지나같 뒤에야 조금 더 또렷해집니다. 혀끝에서 기분 좋은 단맛이 살짝 감돌며 쓴 맛을 감쌉니다.

와인은 토스카나를 마셨습니다. 이탈리아 화이트와인을 술을 거의 안 하시는 엄마까지도 한 잔 같이 즐겼답니다.

마지막 술은 골든바리 25입니다. 골든바리는 한국어로 황금보리라고 하네요. 오크 숙성을 했는데 술이 엄청 부드럽습니다. 오크향의 찌르는 듯하고 턱 하고 막히는 듯한 목넘김이 없이 잘 익은 매실이나 청소과를 연상시키는 달콤하고 싱그러운 과실향과 은은한 꽃내음이 먼저 부드럽게 코끝을 스칩니다. 첫 맛에서 과실의 단맛이 살짝 스치고 나면 너네 갓 볶아낸 보리차나 따뜻한 율무차를 마시는 듯이 구수한 내음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준비한 음식들을 깔끔하게 비우고 오돌갈비 양념에 볶음밥까지 기깔나게 먹고는 베트남 위즐커피 스페셜티 그레이드를 핀으로 내려서 마시는 것으로 만찬을 마무리했습니다.

흡족한 얼굴로 부모님은 부모님 댁으로, 아들은 자취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남은 주말은 오롯이 제가 노는 시간입니다.
놀러 나갑니다~
그니까, 재미있게 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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