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공격이고 무엇이 방어인가
[도을단상] 부시와 해코지를 아시나요?
사찰이나 궁궐을 방문해서 건물을 들여다보면 처마 밑에 육각형 모양의 촘촘한 그물망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부시(罘罳)라고 하는데 새가 처마 밑에 둥지를 틀거나 배설물(산성 성분)을 떨어뜨려 단청이 훼손되거나 나무가 썩는 것을 방지합니다.
원래는 명주실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철사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 머리를 보면 5갈래로 갈라진 뽀족한 창 모양의 철물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해코지라고 하는데 부시를 설치하기 어려운 보 머리나 긴 회랑, 담장 쪽에 설치하여 새가 앉지 못하게 합니다.
새가 둥지를 틀면 알을 낳게되고, 그러면 뱀이 찾아오기 마련이겠죠? 뱀은 둥지에 든 알과 새끼를 먹어치웁니다. 지엄한 궐내에서 살생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새 똥은 강한 산성이라 단청과 처마의 목재를 쉽게 손상시킵니다.
결국 부시와 해코지는 이런 새의 배설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입니다.
오늘날 해코지는 남을 해치거나 못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를 쫒기 위한 ‘해꼬지’가 사람들의 입으로 ‘해코지’로 변하면서 남을 해치는 수단이 된 것입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방어적인 의미의 해코지가 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공격적인 의미의 뜻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혹시 아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시 독서 삼매경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