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거북목 치료기, 석촌호수 벚꽃축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과의 재회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거북목 치료기, 석촌호수 벚꽃축제

지난 주말에는 진달래 축제만 즐긴 것이 아니랍니다. 난생 처음 서해선 전철을 타고 9호선으로 갈아타 석촌호수로 넘어갔지요.

마침 여기서도 벚꽃축제를 하고 있더군요. 서호와 동호를 한 바퀴 돌면서 일화방창 오로지 벚나무 한 종류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면서 걸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때문에 온 인류가 거북목이 되었다는데, 모처럼 저녁 나절에 몇 시간을 고개를 쳐들고 벚나무를 올려다 본 덕분에 거북목이 다 펴지는 것 같았습니다.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휴대폰 갤러리를 열기 보다는 조용히 두 눈을 감는 것,
평범한 일상의 흐름을 지켜보기 위하여 짧은 동영상들을 뒤지기 보다는 천천히 두 발로 걷는 것.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과 다시 만난 시간들이었습니다.

호수 가운데에 있는 매직 캐슬을 호텔로 만들어 영업하면, 한강 다리 위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교량 위 전망 호텔인 '스카이 스위트 한강브릿지 서울' (Sky Suite Han River Bridge Seoul)만큼이나 명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주변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밝습니다. 축제가 있는 삶은 늙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거기다 착해지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착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아는 모든 동화들의 한결같은 결론이 아니던가요.

그런 동화같은 공간에서의 추억을 여기 새겨넣습니다.
그니까, 우리 잠시 착해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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