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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초 리뷰

두만이태만이

과연 내일은 나아질 것인가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두만이태만이

쌍둥이 두만이와 태만이.

흥신소 일을 하며 뒷조사하고 채권추심하며 건달처럼 살면서 청부폭력도 마다하지 않는 두만이.

복싱의 꿈을 버리지 않은 채 이삿짐센터 일을 하면서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태만이.


25살에 자랐던 고아원에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 쌍둥이라는 것, 가족이 있다는 사실과 형제간의 만남이 너무도 기뻤지만 너무나 다른 삶의 방식에 서로에게 지칩니다.


태만은 스파링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패배함으로써 시합의 가능성이 사라지고, 두만은 청부집단에 속아 죽도록 얻어맞고 푼돈을 손에 쥘 뿐. 두 사람은 자기만의 삶의 방식, 자기세계에서도 패배를 거듭합니다.


"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한 번 두 번 지다 보니 어느새 링에 오르는 것이 두려워졌어. 맞을까봐. 질까봐.."


스스로가 자신에게 준 상처에 고통스러워하던 그들이 내일부터는 다시 행복하자는 마음을 다지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됩니다.


이제 친구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제가 평행우주를 믿고 있는만큼 이 우주에서 짧은 삶을 버린 친구는 어딘가 다른 우주에서는 일타 역사선생으로 잘 살고 있을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살기가 힘들다고 느끼나봅니다

로맨틱코미디 일색이던 대학로가 다소간의 우울과 약간의 희망을 퍼담는 리얼리즘 연극의 비중이 부쩍 늘었음이 실감납니다.

하긴 3년 전의 사회 분위기에서는 로코가 리얼리즘이었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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