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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초 리뷰

사랑,11분 전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올모스트 메인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사랑, 11분 전.

오래된 음식을 오래 전 가격으로 오래오래 천천히 씹어먹었습니다.

대학로 한성아트홀 건너편의 보리비빔밥집에서 보리비빔밥과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소박한 음식의 가격은 합쳐서 6천원.

다음에 와서는 만 원짜리 찌개라도 시켜야겠다는 부채감마져 남더군요.


한성아트홀에서 신인들이 많이 모인 극단 우의 옴니버스식 로맨틱코미디 '사랑, 11분 전'을 보았습니다.

추운 겨울 북극에 가까운 가상의 마을 올모스트 메인이라는 작품을 작년에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작품을 제목을 바꾸고 조금 각색을 해서 올렸네요..

이 작품이 올해들어 120번째 작품이니 우리가 공연을 많이 보기도 했으니 바로 걸린 셈이죠.


막공이라서 분위기 좋았습니다.

지인들이 축하를 위해 극장을 찾은 듯 환호와 함성, 그리고 박수 속에서 9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코미디적 요소가 약합니다. 이게 다 정치때문이죠.^&^


별로 웃기지는 않지만 로맨스에 대한 회억과 후회와 그럼에도 불구한 전진과 맺어짐의 과정마다 나이테로 굳었거나 뻣뻣해질대로 뻣뻣해진 늑골과도 같은 감성의 빙하가 조금씩 어느새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었음을 기념하여 독사진 하나를 찍었습니다.

21년의 가을이 짧은 인사만 하고 서둘러 가버리네요.

부지런한 베짱이로 한 해를 살았더니 좀 피곤했는지, 아님 안 하다 한 고구마 캐기 노동때문에 힘들었는지,

올해들어 처음으로 입술이 부르텄습니다.


남들이 보면

'사랑, 11분 후'인줄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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