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뮤지컬 스핏파이어그릴

잃어버린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오래된 조그만 식당, 허름한 이층집.

큰 길가 위치. 고객 만족.


혼자 있고 싶어질 때면 어디로 가나요

끝도 없이 펼쳐지는 숲길을 걸어요

정처 없이 어딘가 떠나가고 싶을 땐

계곡물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 봐요

푸른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오면

온통 천국의 빛깔들로 이 세상은 찬란히 물들어

온통 천국의 빛깔들로 나의 마음도 물들어요

혹시 꿈꿔 본 적이 있나요.

작은 시골 마을 식당에선 커피잔에 수다를 채워 줘요.

잡화점 안에 우체국과 이발소가 있고

메인 도로가 집 앞에.

도로는 딱 하나 뿐.

작은 식당에 도전해요.

천국을 가져요.

손님들은 모두 다 이웃집 친구들.

요리를 망쳐도 아무 걱정 없어,

온 동네에 식당은 스핏파이어 하나뿐이니까."


2차대전에서 영국과 연합군을 구한 전투기 스핏파이어(불을 뿜는 자)의 이름을 딴 식당 스핏파이어 그릴.

시골 마을의 식당을 배경으로 아이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퍼시와 한나가 안고 살아 온 비밀이 한 거풀씩 드러나는 스토리 라인입니다.


스펠링은 모르겠지만 퍼시. 여성 성기를 일컫는 발음의 여주가 시골마을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들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과정들이 흥미롭더군요.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뮤지컬답게 풍부한 넘버들과 가창력 좋은 배우들의 노래였습니다.


언제나 내 꿈은 먼 곳을 향하기만 했는데 나의 눈을 뜨게 해 준 코로나 상황에 감사하게 되는 밤입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눈이 흩날리는 시간들과 언제나 정거장만 같았던 나의 집과 사무실과 거리들이 있는 그대로의 지금 제 삶을 꾸미는 소재가 되어 줍니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은 날들로 올해가 채워지는 가운데 21년 143번째 공연의 막이 내리고, 가슴이 벅찬 저는 자리에서 일어설 줄을 모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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