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인 아메리카

소수자의 존재방식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엔젤스 인 아메리카

동아리 멤버들이 4시간이 넘는 대작을 보았다기에 이름만 알아가지고 예약을 하고 달려와서 보니, 엔젤스 인 아메리캬:파트1 밀레니엄이 다가온다..라니요..

왓더퍽! 4시간이 넘는 작품에 도전하려는 생각에 왔는데 파트1이라면 파트2도 있다는 말이 아닌가요...2만 있어도 8시간...흐미..


브리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대담한, 그러나 동시에 가장 위험한 동성애 연극 -TIME-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극장 가운데 하나인 명동예술극장에 앉아 우아하게 동성애 연극을 보았습니다.


극은 4시간 동안 동성애에 대해 가치중립적입니다.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혐오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있다는 것, 존재한다는 것, 이미 그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레이건이 재선에 성공한 1985년은 보수적인 공화당이 연속해서 집권하는 시기였고, 베트남 전쟁에서의 군사적 패배에 이어, 일본에 경제적 패배를 당하고, 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바람 속에서 피의 80년대라고 불리던 때입니다.


논리의 일방통행이 한층 심해진 사회적 분위기와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종교적 분위기 속에서 숨죽이며 웅크리고 있을망정 그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과거, 인종적(민족적) 과거를 경험하지 못했고 그래서 갖지 못한 아메리카 미국에서는 모든 것이 정치의 대상으로 녹아듭니다.


흑인문제, 유대인문제, 동성애 문제는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백인 기독교 남성이 이끄는, 이끌어 온 흐름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잣대로만 평가되는 셈이지요.

백인 기독교 남성사회에서 조금씩 비껴있는 흑인과 유대인, 그리고 영국이민자와 시골출신의 변호사들이 동성애를 교집합으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위상을 차집합으로 교직되면서 극이 진행됩니다.


선한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이 정의한 사랑에서 벗어난 사랑의 양태와 존재방식이 질식하기 전에 다행히 21세기가 열린 것일까요.


21세기가 오면 모든 사람이 미쳐버릴 것이라는 세기말의 작가의 읊조림과는 달리 멀쩡한 선남선녀들이 객석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냄으로써 파트2를 기다리고 있음을 증거하더군요.


버텨준 허리와 방광에 영광 있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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