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말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시내로 들어갈 일이 있어서 자가검진키트를 이용해 정상임을 확인하고 사무실을 출발!


밖에서 배우자를 만나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삶과 인생에 대해 배우는 시간은 그런대로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예술영화전용관 씨네큐브에서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넷 배닝이 나온다고 누구는 좋아서 뛰었지만 저는 무덤덤..

29년을 함께 산 부부가 헤어지는 내용입니다.

테이커Taker인 아내는 기버Giver 혹은 매처Matcher인 남편에게 늘 불만을 터뜨리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이어가고 질식하던 남편이 집을 나갑니다.

아들이 등장해서 양쪽을 중재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따로 각자의 길을 가는 부모를 인정하면서 자신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면서 작품이 끝납니다.


서로 맞추고 노력해야 한다지만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무한정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어느 한 쪽의 당연한 요구와 그것을 채워주려다 지쳐 헛되이 부서지는 파도와도 같은 노력들이 사실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좋은 결혼생활이란 누구의 희생이나 서로의 노력보다는 그냥 죽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희생없이도 노력없이도 잘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극중 남편 에드워드가 새로 사랑하게 된 안젤라와 같이.


에드워드는 그레이스, 영광을 버리고 안젤라, 천사의

품에 안기고 픈 보통 남자들의 대명사인지도 모르겠네요.


저 정도 노후는 30년 후의 미래 모습일 듯 한데, 영화의 배경을 채우는 작은 냉장고와 경차, 작은 집 등의 소품은 30년 전 과거모습을 닮았네요.

소박하고 미니멀한 초로의 삶의 모습이 편안함을 줍니다.


세 사람의 불행한 사람이 있었는데, 안젤라와 에드워드를 제외하고 그레이스 한 사람만 불행하게 남겨진 상태라는 말을 듣고 돌아서는 그레이스의 모습이 강하게 남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테이커라는 사실을 끝내 모르고 살 지도 모릅니다만...전 테이커가 싫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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