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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을일기

돗토리에서 온 편지

과거가 안개에 묻히면 추억이 되나니...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일본에서 온 편지

시부야마사장으로부터 새해인사 메일이 왔습니다.

돗토리에 여행을 갔을때 무궁화라는 별장에 묵었습니다.

한국인 여성이 벤츠로 드라이빙 가이드를 하고, 단독주택 전체를 둘이서 다 사용하는 조건이었기에 매우 여유롭고 편안한 여행이었죠.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시부야마사장은 한국인 여성 가이드의 남편이자 무궁화의 주인이었습니다.

일본어를 잘하는 한국인 손님을 처음 만난 그는 신이 나서 얘기를 했고 또 그걸 제가 신나게 받아주면서 2사람의 여행은 4사람의 여행이 되어버렸습니다.


금방 친구가 되었고, 그들이 한국에 올 때면 꼭 만나 함께 술을 마시고, 국내 여행관련 방송프로그램에 소개해서, 한일우호를 기원하며 무궁화라는 이름으로 한국인에게 일본의 접객문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방송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아베의 반한발언과 정책, 그리고 코로나...


사업은 둘째치고 한국에 못 나오게 된 한국인 아내의 스트레스가 전부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도 스트레스가 가득찬 상태라며, 한국행 비행기가 열리는 대로 제일먼저 저를 만나러 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70살 친구의 응석을 받아주는 짐짓 어른스러운 50살 벗된 자로서의 답변메일을 썼습니다.ㅋ


이젠 그와의 우정을 위해 우선 그의 건강을 기원해야 하는 때가 기어이 온 것 같군요..흠..

그는 내게로 오는 꿈을 꾼다지만, 저야말로 그에게로 달려가는 꿈을 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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