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이들과 함께라서 평소 지론을 열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벗들이 오랫만에 만나 새해덕담을 제게도 해주더군요.
딸은 호주에서 호스피탈리티로 유명한 그리피스대학을 가고, 아들은 고대를 갔으니 자유방임에도 불구하고 자식농사 잘 지었다구요.
믿는 이들이기에 속에 있는 말을 했습니다.
나는 우리 애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갔기 때문에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는 말에 마음 깊은 곳에서 동의하지 않는다.
결과와 상관없이 자유방임을 통해 아이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 선택과 그에 따르는 책임을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 것, 그럴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과 정치가 해야할 일을 자식을 통해 해결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라고 자신의 꿈을 꾸고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부모들이 선거를 통해, 정치를 통해 해결해야 함에도 그것은 못하고 내 새끼는 다리 몽댕이를 부러뜨러서라도..라는 생각으로 자식들을 대상화하고 그들이 자기의 길을 탐색하고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거와 같이 획일적이지는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공부든 연예인이든 유튜버든 결국 돈이 성공의 척도라는 싸구려 이념에 저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새끼니까 더더욱 희생양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게 자유방임이었죠.
결과는 제 아이들의 몫이고, 그들 인생에 대한 평가도 제가 누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좋아할 만한 이유를 가진 벗들이기에 선선히 제 말에 끄덕이는 고개로 동의해 주더군요.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라도 되는 나라..그런 환경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60년을 내달려 세계 10위권의 나라가 되어서도 못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선거를 잘 해서 정치가 그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 대신 아이들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적선하듯이 던져주는 복지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을 위해 공동체가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