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몸짓은 그만큼의 설레임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 대공원에 듬성듬성 심어진 벚나무들은 비록 어설프게 피었으나 그만큼의 설레임으로 흥성스럽더군요.
그 설레임을 못이겨 봄나물 듬뿍 들어간 비빔밥 중심의 식사로 배를 가득 채우고 극장으로 고고!
르네상스의 막내 영국은 자신들만의 오락문화를 가지지 못한채 이태리 등 외국으로부터 오페라, 오페레타, 희극오페라 등을 수입하고 있었다죠.
유명한 극작가 세익스피어와 동시대를 살아야 하는 저주에 빠진 바텀 형제가 가짜 노스트라다무스의 도움을 받아 햄릿의 짝퉁 오물릿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뮤지컬이 탄생하고 신대륙으로 넘어가 꽃을 피운다는 유쾌발랄한 거짓뿌렁으로 버무린, 뮤지컬의, 뮤지컬에 의한, 뮤지컬을 위한 뮤지컬입니다.
오물릿에서 삶은 달걀이라는 한국인에게는 매우 익숙한 메시지를, 그 말도 안 되는 메시지일망정 탭댄스와 캉캉, 노래와 군무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며 뮤지컬의 상투성을 꼬집기도 합니다만 이 작품도 160분의 러닝타임을 메우려는 욕심에서 등장하는 청교도 아버지와 그의 딸 포샤를 둘러싼 장면들은 좀 지루했어요. 흠..뭔가..썸띵 로튼한...느낌?^&^;;
로뎅이 오뎅되고 덴뿌라되는 햄릿의 짝퉁 오물릿의 장면들은 쓸데없이 진지한데, 극의 중심을 따라 등장하는 세익스피어가 너무도 코믹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데서 오는 언발란스가 또한 보는 재미를 더욱 크게 해 주었습니다. 재미있어요. 음.
"아무리 돈과 명예와 인기가 많아도 힘든 건 힘든거야" 라며 창작의 고통을 토로하는 세익스피어의 대사가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정말 공감하면서 들은 대사인데 집에 가는 전철 안에서 리뷰 횟글을 거의 다 쓴 지금 계속 드는 생각은 세익스피어의 대사에 공감하는 제 모습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계속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