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을일기

왜 마포인가?

도심 속 호캉스 숙소선정의 이유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왜 마포인가?

모처럼 사회생활 27년 만에 도심호텔에서 묵게 되었을 때는 어디가 좋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

성인으로서의 임해성의 정체성이 시작된 곳.

바로 마포입니다.


당시 능률협회는 서울가든호텔 맞은 편 고려빌딩에 있었고, 사회초년생인 저는 건너편 우뚝한 호텔건물을 보며 디지털유목민의 꿈을 키웠죠.

이제 저는 능률협회 연수센터가 있는 고려빌딩 맞은 편 서울가든호텔에서 건너편 고려빌딩을 바라보며 돌아온 탕자가 되어 기나긴 세월이 남긴 향수에 젖습니다.


마포를 마포답게 했던 뒷골목의 맛집들을 뒤져서 일부러 찾아가 옛맛을 보았습니다.

동리장에서 전라도 애호박찌개를 먹었고, 서울큰입탕에서 대구탕을 먹었고, 그 유명한 마포떡볶이를 찾아가 비좁은 가게에서 더 좁은 식탁에 옹송거리고 앉아 코를 박고 먹었습니다.

10대, 20대, 30대의 입맛을 채워주던 음식들이 어찌나 간지럽히던지 미소가 절로 나더군요.


저녁 무렵 한강다리를 건너가 브로커를 보았습니다.

부모 없는 해진海進이와 우성羽星이가 나오는데, 바다로 나가라는 해진이와 날개를 펴고 별로 가라는 우성이의 이름을 보면서, 이 둘을 합친 듯한 해성海星이라는 이름을 지은 분들의 깊은 뜻을 도저히 가늠할 길이 없더군요..ㅎㅎ 평생을 이름에 눌려 사는 이 기분.


임林해海성星..육해공을 아우르는 이 거대한 이름이 이 좁은 육신에 갇혀있는 것이 안쓰러워 최대한 육신의 부피를 늘려주려는 제 피나는 노력을 그 누가 알아줄까요..ㅋㅋ


브로커를 본 소감이요?

영화제 수상작은 보는 게 아니랍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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