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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ul 08. 2022

일본 총리 암살의 역사

아베의 죽음은 짧은 소나기인가, 긴 장마인가?

<도을단상> 총리 암살의 역사..7번째 암살..

아베의 죽음은 짧은 소나기인가, 긴 장마인가?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41세의 자위대 출신 인물에 의해 암살되는 사건이 오늘 발생했습니다.


한일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극단적으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그의 죽음을 한 여름의 짧은 소나기처럼 시원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근대화 이후 7번째로 암살된 총리가 된 아베입니다만, 간단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일본에서의 총리암살은 대개 우익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우경화가 더욱 촉진되는 방향으로 그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일본 최장수 총리로서 우익정부를 이끌어 온 그는 당내 최대계파인 호소다파의 회장이 되고, 호소다파의 이름을 아베파로 바꾸면서까지 자신의 생각과 영향력의 영속화를 꾀한 인물로, 특히 전쟁할 수 있는 일본, 재무장한 일본을 추구하며 평화헌법의 개헌을 지속적이며 집요하게 추진해 온 인물입니다.


아직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후에 지속된 자민당 일당독재가 더욱 강화될 뿐만 아니라 단독개헌선까지 내주는 선거결과가 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재무장한 일본이 등장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테러에 대한 비난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수호를 내세우면서 일요일 참의원 선거가 치루어지면, 아베는 죽음으로써 자신의 뜻을 이루고 그 DNA를 아베파를 통해 전승하며 우익들의 추앙을 받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이 미제국의 외곽을 구성하는 대공산권 쇼윈도우 역할을 하는 '주변周邊'국가에서, 미제국과 중제국의 접경지 최전선에서 체제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변경邊境'국가로 지정학적 의미가 다시 바뀐다면 우리에게 아베의 죽음은 한 여름의 시원한 소나기가 아니라 여름 내내 우울감과 불쾌지수를 높이는 지리한 장마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의 먹구름을 꿰뚫어 볼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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