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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Aug 24. 2022

거버먼트의 거버넌스

정부의 조직과 구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도을단상> 거버먼트의 거버넌스

대학교 시절의 학생회를 보면 운영위와 집행부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선출직인 과 학생회장이 각 학년 대표로 선출된 학년대표들로 운영위를 구성하고 여기서 정책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그 결정사항을 기획총무부장, 문화부장, 학술부장, 편집부장 등 임명직 인사들로 채워진 집행부가 실행을 하는 식입니다.


기업도 이사회와 집행부로 나뉘어 주주대표권을 가지고 선임된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하고 집행임원과 직원들이 이를 실행합니다.


물론 의사결정기구의 형해화가 심해질 수록 운영위나 이사회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지고 거수기의 역할이나 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하기도 합니다만, 이는 분명히 민주적인 조직운영에는 해가 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직구성과 형태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이고 상위여야 할 정부의 구성과 기능이 저는 정말로 이상하게 보입니다.


선출직인 대통령이 비록 임명직이기는 하나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준 선출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총리와 각부장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하기로 한 업무의 집행을 보좌해야 할 비서실이나 대통령실의 임명직 인사들이 정책결정을 좌우하는 운영위나 이사회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총리와 각부장관은 실행하는 집행부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물론 이렇게 말하면 선출직인 대통령과 준 선출직인 총리와 각부장관으로 구성된 국무회의에서 각종 정책들이 결정된다는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어쩐지 형해화된 거수기 회의체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정부 수립 후 80년 가까이 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의사결정방식에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그나마 조금씩 나아진 것이니 이전 정부에서도 그랬다는 식의 접근은 그 자체가 퇴행적이라 하겠습니다.


각 부처에 소속되어 오랫동안 해당업무의 전문성을 쌓아온, 더군다나 최근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있는 100만 공무원을 수족으로만 부리고, 겨우 400명이 모인 대통령실에서 주요정책이 결정되는 구조는 뭔가 어색할 뿐 아니라 필경 비효율적이라 생각됩니다.


미국처럼 비서실 조직은 일반 공무원들로 채우고 의사결정과 실행은 정부조직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버먼트의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이제는 시작되어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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