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 관람 후기 ...아주 새롭고 신나는 경험.
후기다운 후기.
퇴근하자마자 차를 회사에 두고 광화문으로 달려갑니다. 오늘 보는 음악회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입니다.
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는 처음 보는 것이라 설렘을 안고 날듯이 달려갔습니다.
믹스드 오케스트라(Mixed Orchestra)는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악기, 혹은 악기군과 결합하여 새롭고 재미있는 우리음악을 선사하는 편성을 갖추었습니다. 유럽 악기, 아시아 악기, 전자악기 심지어 악기로 인식하지 않지만 음악적 도구로 표현이 가능한 악기까지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강점일 것입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김성국 단장이 올해 초 취임할 때부터 구상한 콘텐츠로, 오랜 고심과 준비 끝에 ‘2022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단 하루뿐인 공연이라 저는 망원경까지 챙겨들고 보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양악기와 국악기를 어떻게 배치해서 연주회를 하는지가 너무 궁급했거든요. 55명의 국악관현악 연주자, 35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연주자 등 세종대극장 무대를 가득 채우는 90여 명 규모로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향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중앙에 바이올린과 첼로, 그 뒤로 금관악기인 트럼본, 트럼펫 등이 있고 그 뒤로 심벌즈와 드럼이 있습니다. 서양 오케스트라는 이렇게 주로 중앙에 포진해 있더군요. 콘트라베이스만 우측 끝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좌로 해금과 아쟁, 대금 등의 목관악기 와 그 뒤로 큰북과 북들.
우로 가야금과 거문고 소금류의 목관악기와 실로폰고과 큰북과 북들..
좌측 맨뒤에 편종, 우측 맨뒤에 편경이 날개인듯 병풍인듯 서 있네요.
각각의 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다가 어느 한 순간 이 놀라운 오케스트라 작곡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가에 생각이 닿자 그야말로 몽환의 별유천지 비인간, 정신이 안드레메다로 가대요..ㅎ
어느 천재들이 이 땅에 내려와 뿌려놓은 곡들입니다. 그 긴긴 연주시간 동안 어느 악기가 어느 시점에 어떤 곡조와 리듬과 강약으로 장단으로 어디까지 들어가서 어떤 소리가 전체적으로 구현되는가를 하얀 백지 위에서 그려내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정말 창조주입니다. 와우!
김성국 단장을 포함하여 홍정의(The Waves Entertainment 프로듀서), James Ra(LOAM 소속 아티스트), 최지혜(중앙대, 한양대 출강), 장석진(mov 클래식 소속 아티스트) 등 5명의 작곡가가 모였습니다.
이들은 2천여 년 전, 백제의 가요에서 시작되었다고 추정되어지는 수제천에 대한 존경을 담은 ‘수제천 환상곡(홍정의)’,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과 나와의 거리(距離)에 비례하는 갈망, 나아가서는 절대자와 더욱 가까워지고 싶다는 열망을 애절하게 표현한 ‘Lost In Light (JamesRa)’, 어둠뿐인 조선 땅에서 조선인보다 더 조선인을 사랑하다 순교한 선교사들의 이야기
‘첼로 협주곡 Cello concerto <미소(微笑)>(최지혜)’, 태평소 능게가락을 주제로 한 ‘일렉트릭 기타 협주곡 <능게>(김성국)’, 거대하면서도 세밀한 음색과 음향의 디자인 ‘시간의 시작 : the cosmic dance (장석진)’의 곡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을 역임하고 그룹 ‘콰르텟 크네히트’,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로 활동하는 첼리스트 주연선과 2015년 해쉬 디지털 싱글앨범 ‘Addiction’ 으로 데뷔 후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록 음반상 수상하고, 최근 ‘슈퍼밴드2’에서 밴드 ‘카디’로 최종 3위에 오른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황린’이 함께 했죠.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말 아시죠?
오늘은 정말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아비방연'을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져 이후 나오는 작품들을 거의 다 보고 있는데, 국악관현악단이라는 이 자랑스러운 연주집단에도 갑자기 커다란 애정이 마구마구 생겨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