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콰르텟..그 기나긴 여정

슈만을 사랑한 클라라, 클라라를 사랑한 브람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뮤지컬 콰르텟..그 기나긴 여정

12시에 집을 나와 남산 가족 걷기대회에 참석했습니다.

3시간 반을 걸어서 서울역~남산 둘레길~장충단 공원~동대문~대학로까지 걸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식사와 맥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마른 목을 적시며 몸을 얼르고 달래서 극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강남에서 김응수 교수의 점과선 바이올린 연주회를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베토벤, 브람스, 바흐의 곡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브람스를 소개하면서 슈만의 집에서 사사할 때 슈만부인을 사랑하게 되었노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는데, 오늘 뮤지컬 콰르텟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콰르텟은 사중주이므로 슈만과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 세 사람에다가 브람스의 연인으로 타나를 등장시켜서 네 사람의 사랑이야기..콰르텟을 만들었네요.


뒤틀린 콰르텟, 어긋나버린 선율~

인터미션도 없이 125분간 쏟아붓는 희노애락애오욕의 분수를 맨 앞자리에서 맞으며 흠뻑 젖었습니타.

대작에는 대작 나름의 볼거리와 감동이 있는 법이지만 이런 중소형 뮤지컬은 오글과 망원경이 없이도 그들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는 전지적 시야각을 누리는 기쁨이 있지요.


이십대에 클라라를 만나 40년이 넘도록 소울메이트로 지내던 브람스는 클라라가 77세로 죽자 그 이듬해에 64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합니다.


재주많은 이들의 연기와 노래에 빵빵하게 정신의 배를 불리고 촉촉하게 마른 영혼을 적시어 기분좋은 피로감으로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갑니다.


40년 동안을 자발적으로 오로지한 브람스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40년 동안 오늘 가장 자발적으로 많이 걸었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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