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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을일기

낮술...송년회

가을..이별하기 좋은 계절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낮술...송년회

강남구청역 근처 진짜 맛집 필스너하우스를 통으로 빌려 올해 첫 번째 송년회를 합니다.


낮1시부터 연극과 공연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작열하는 대낮의 햇살이 만들어내는 짤딱막한 그림자를 끌고 어둑한 아지트로 녹아들어갑니다.


내 것이어도 남 쓰라고 주는 것이 이름인데, 그 이름조차 버리고 프로필명으로만 교류하는 공얀관람 동아리에서 어느덧 저는 왕고참 회원입니다. 거의 살아있는 화석이죠. 정모때는 구석에서 조는 모습으로 방구석 노인회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는데, 오늘은 일찍 간 죄로 모임장 옆자리에 똭!


최대한 모자를 눌러쓰고 익명과 다중의 그늘 속에서 안도감을 느끼며 필스너우르켈과 코젤 다크 시나몬을 번갈아 홀짝거리며 체코 요리를 하나씩 하나씩 음미하지요.


재건축 때문에 이달말 까지만 영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집에서 가끔 모이는 동갑내기 사장들에게 연락해서 좀 이른 송년회를 여기서 하기로 했네요.


익숙하고 좋은 것들과 이별하는 계절에 또 한 곳 추억의 장소와 헤어짐이 싫어서 마냥 맥주만 홀짝거리고 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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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가 맛 있는데 왜 배가 나오는지 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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